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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금메달인데…'100억' 안세영 웃고 나이키는 '낭패' [김소연의 얼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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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금메달인데…'100억' 안세영 웃고 나이키는 '낭패' [김소연의 얼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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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같은 금메달을 땄지만 후원 기업들의 표정은 달랐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 2연패를 달성한 안세영은 스포츠 브랜드 요넥스의 선택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반면 남자 축구대표팀과 야구대표팀은 나란히 금메달을 따고도 일부 선수들의 언행이 논란이 되면서 후원 기업들까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스포츠 브랜드가 국가대표 선수와 팀에 수십억~수천억원을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계적인무대에서 선수가 입고 쓰는 제품을 노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승의 감동과 도전, 열정이라는 이미지를 브랜드와 연결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시안게임처럼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대회에서 따내는 금메달은 후원 기업에도 중요한 마케팅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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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조금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요넥스는 안세영의 우승으로 후원 선수의 경쟁력을 다시 확인했지만, 나이키와 프로스펙스가 후원한 축구·야구대표팀은 우승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은 같지만 기업들이 광고에 활용할 수 있는 스토리(이야기)가 달라진 겁니다.
    100억원 썼는데 또 금메달…요넥스가 안세영 택한 이유
    요넥스는 지난해 7월 안세영과 4년간 총 100억원 규모로 알려진 개인 후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연간 25억원 수준입니다. 배드민턴 선수 개인에게 이 정도 규모의 후원 계약이 체결된 것은 이례적입니다.

    안세영을 잡기 위한 경쟁도 있었습니다. 중국 스포츠 브랜드 리닝이 연간 35억원을 제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금액만 놓고 보면 요넥스보다 더 큰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세영의 선택은 요넥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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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배경에는 오랜 인연이 있습니다. 안세영은 유소년 시절부터 요넥스 경기화를 신었습니다.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도 요넥스 제품을 사용해왔습니다. 요넥스 역시 1980년대부터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을 후원해온 브랜드입니다. 2008년 후원이 중단됐다가 2019년 공식 후원사로 복귀했고, 현재 계약은 2027년 3월까지 이어집니다.

    다만 국가대표팀 후원과 안세영 개인 후원은 다른 계약입니다. 대표팀 후원은 선수단 전체에 경기복과 용품을 공급하는 방식이고, 개인 후원은 선수와 별도로 계약을 맺고 초상권과 마케팅 활동 등을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요넥스가 안세영에게 기대한 것도 단순한 로고 노출만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세계 정상급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라는 이미지를 확보하고, 선수의 사용 경험을 제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안세영은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습니다. 지난달 29일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2-0으로 꺾고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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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올림픽에 이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하면서 요넥스는 세계 정상급 선수와 함께한다는 이미지를 계속 축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신발 때문에 갈등했는데…개인 후원까지 이어졌다
    흥미로운 건 요넥스와 안세영의 관계가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24년 파리올림픽 이후 안세영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장비 선택권과 개인 후원 제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특히 발에 맞지 않는 경기화로 인한 물집 문제가 알려지면서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이 논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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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문제는 특정 브랜드의 품질만이 아니었습니다. 국가대표팀 전체를 후원하는 기업의 권리와 선수 개인이 자신의 몸에 맞는 장비를 선택할 권리가 충돌한 겁니다.

    요넥스 입장에서도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세계 정상급 선수가 경기화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스포츠 브랜드에는 부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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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후 안세영은 요넥스와 개인 후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유소년 시절부터 사용한 브랜드와 관계를 이어가면서 선수 개인에게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방향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 겁니다.

    물론 개인 계약이 체결됐다는 사실만으로 당시 제기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요넥스는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를 넘어 안세영이 직접 선택한 개인 후원사라는 지위까지 확보했습니다.

    올해 2월에는 안세영의 소속팀인 삼성생명 배드민턴단과도 4년간 공식 후원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국가대표팀과 선수 개인, 소속 실업팀까지 후원 범위를 넓힌 셈입니다.

    스포츠 브랜드 입장에서 이런 관계는 중요합니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만 로고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훈련하고 국내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에서도 브랜드와의 연결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축구도 금메달 땄는데…나이키는 왜 웃지 못할까
    반면 나이키가 후원하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엄지성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두며 아시안게임 4연패에 성공했습니다. 한일전 승리에 4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까지 세웠으니 후원 기업 입장에서는 활용할 만한 소재가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우승 직후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주장 이기혁은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에 가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양민혁도 병역 혜택을 목표로 경기에 임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박승수는 전역모를 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습니다.

    일부 선수들의 발언과 게시물이 알려지자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과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선수들은 사과하거나 게시물을 삭제했고 대한축구협회도 경솔한 언행에 대해 사과하면서 국가대표 소양과 윤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원 기업에는 난처한 상황입니다. 우승이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이를 활용한 광고가 선수들의 언행을 둘러싼 비판과 함께 소비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나이키는 1996년부터 대한축구협회를 후원해왔습니다. 2020년에는 2031년까지 12년간 총 2400억원 규모의 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연평균 200억원에 달하는 계약입니다.

    물론 이 금액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만 투입되는 비용이 아닙니다. 남녀 국가대표팀을 비롯한 한국 축구 전반에 대한 장기 후원 계약입니다.

    나이키가 기대하는 효과도 경기장 안에서의 로고 노출에 그치지 않습니다. 대표팀 유니폼 판매와 공식 온라인 쇼핑몰, 생활체육팀 대상 용품 판매 등으로 후원 효과를 확장하는 구조입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당시에도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과 등번호를 새긴 유니폼이 인기를 끌었고, 과거 월드컵 디자인을 재현한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국가대표팀의 성적과 국민적인 응원 열기가 상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승 이후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금메달을 활용한 마케팅을 하더라도 소비자 반응을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야구도 5연패 성공했지만…프로스펙스의 고민
    프로스펙스가 후원하는 야구대표팀도 비슷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꺾고 5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런데 대회 과정에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고, 주장 노시환의 인터뷰 발언까지 논란이 되면서 우승을 둘러싼 여론이 엇갈렸습니다.

    프로스펙스는 2022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국가대표 의류·용품 후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올해 5월에는 계약을 연장해 2029시즌까지 후원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프로스펙스가 야구대표팀 후원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라는 정체성과 한국 야구의 역사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계약 당시 선보인 유니폼도 한국이 우승한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가져왔습니다.

    실제 상품 판매 성과도 있었습니다. 프로스펙스에 따르면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유니폼 예약 판매 물량은 결승전 전에 대부분 소진됐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우승 이후 여론을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기업이 수년간 비용을 들여 후원한 대표팀이 우승하더라도 그 성과를 광고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선수들의 경기장 밖 행동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금메달 못 따도 괜찮아, 코오롱·노스페이스의 다른 계산
    그렇다면 스포츠 브랜드가 후원에서 얻는 것은 금메달뿐일까요. 코오롱스포츠의 양궁 후원을 보면 조금 다른 답이 나옵니다.

    코오롱스포츠는 2016년 리우올림픽부터 한국 양궁 국가대표팀에 선수복을 공급해왔습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양궁화를 선보였는데, 대회 이후 주요 사이즈가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양궁화 '아처삭스2'와 유니폼을 공급했습니다. 코오롱FnC에 따르면 아처삭스2는 약 20개월간 연구·개발을 거친 제품입니다. 선수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필드 테스트를 제품 개발에 반영했습니다.

    한국 여자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코오롱스포츠가 그동안 쌓아온 후원 효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선수들과 함께 개발한 제품과 기술, 실제 경기에서 사용한 경험은 성적과 별개로 남기 때문입니다.


    노스페이스 역시 비슷합니다. 2005년부터 애슬리트팀을 운영하며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들을 후원해왔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리드 금메달을 획득한 서채현과 남자 리드 동메달을 딴 이도현도 노스페이스 후원 선수입니다.

    일반적 패션 광고에서는 유명 모델이 아웃도어 의류를 입고 자연을 배경으로 촬영합니다. 반면 실제 암벽을 오르는 선수들은 해당 제품이 사용되는 스포츠와 브랜드를 직접 연결할 수 있습니다.
    금메달이 전부 아니다…광고주가 진짜 원하는 것
    최근에는 스포츠 후원 기업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e스포츠에서는 한화생명과 구글플레이, 골스튜디오 등이 국가대표팀 후원에 참여했습니다. 한화생명은 올해 3월 한국e스포츠협회와 국가대표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구글플레이는 선수단을 활용한 마케팅을 지원했습니다. 골스튜디오는 유니폼 후원에 참여했습니다.

    르꼬끄스포르티브 역시 근대5종 대표팀 후원을 4년째 이어가며 서창완·성승민·전웅태·신수민 등이 참여한 화보를 공개했습니다.

    기업들이 서로 다른 종목을 후원하는 이유는 각기 다릅니다. 선수 개인의 인지도를 활용하거나, 특정 소비층과의 접점을 늘리거나, 제품의 기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후원 계약을 맺었다고 모든 경기 장면을 자유롭게 광고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7월 선수단 광고 출연과 경기복·장비 관련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습니다. 대회 공식 후원사와 국가대표팀 후원사, 선수 개인 후원사의 권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포츠 후원의 효과는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경기를 통해 얼마나 많이 노출됐는지, 그 노출이 브랜드에 어떤 이미지를 남겼는지, 실제 상품 판매로 이어졌는지입니다. 다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이 3가지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제 판매 성적표입니다. 금메달은 경기장에서 결정됐지만 기업의 후원 효과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평가받는 셈입니다.

    브랜드는 왜 하필 그 얼굴을 택했을까요. [얼굴전략]은 연예인부터 인플루언서, 심지어 버추얼 캐릭터까지 브랜드가 앰버서더나 모델로 낙점한 인물의 이미지와 서사를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캐스팅 배경에 깔린 마케팅적 계산, 그리고 그 선택이 실제로 브랜드에 어떤 파급 효과를 남겼는지를 데이터와 반응으로 짚어봅니다. 화려한 얼굴 뒤에 숨은 냉정한 전략, 그 방정식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구독하시면 매주 더 쉽고 빠르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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