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 4개사의 가격 담합 정황이 나와 당국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7일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공정위는 이날 오전 아사히맥주·기린맥주·삿포로맥주·산토리 본사 등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일제히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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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4개사는 맥주를 도매업자에게 출하할 때 적용하는 가격인 생산자 가격에 대해 사전에 협의해 가격 인상폭과 시기를 담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NHK는 업계 단체인 맥주주조조합의 도쿄 긴자 사무실에서 열린 월례 회의 이후 이들 4개사의 과장·부장급 직원들이 비공식으로 별도 모임을 하면서 맥주·발포주·제3의 맥주 등의 가격 인상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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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가격 인상폭과 시기 등을 논의한 뒤 각자 회사로 돌아가 검토하고, 다음 회의에서 다시 조율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담합해온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제3의 맥주는 맥아를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발포주에 증류주 등을 섞어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낸 제품을 말한다.
일본의 민간 조사기관 집계에 따르면 일본 맥주시장 점유율은 아사히가 40%대 초반, 기린이 20%대 초반, 삿포로와 산토리가 각각 10%대 중반으로, 4개사를 합치면 70%가 넘는다. 2024년 기준 일본산 맥주시장 규모는 약 1조500억엔이며 발포주와 제3맥주 등을 포함한 맥주류 전체는 약 1조6800억엔 규모다.
NHK는 공정위의 이번 강제조사는 공정위가 국민 생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악질적이고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사건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범칙조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범칙조사는 일반 현장검사와 달리 압수수색과 증거물 압수가 가능하며, 검찰에 형사고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조사가 진행된다. 식음료 분야에서 범칙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사히신문은 생산자 가격이 오르면 소매점과 음식점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정위가 다수 소비자와 관련된 의혹이라는 점을 고려해 강제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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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4개사가 가격뿐 아니라 가격 인상 시기에 대해서도 사전 조율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실제 4개사는 2022년 10월과 202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맥주 가격을 인상했다. 이와나리 히로오 일본 공정위 사무총장은 "중요한 경쟁 수단인 가격은 각 사업자가 사업전략을 고려해 독립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NHK는 이들 4개사가 제조하는 350㎖ 캔맥주 가격을 도쿄 시부야구 내 편의점에서 조사한 결과 모든 매장에서 아사히와 기린, 삿포로 맥주가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산토리는 다른 3개사와 4~11엔 정도 차이가 났지만,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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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은 이날 조사와 관련해 4개사가 모두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사에 전면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담합 의혹이 한국으로 수출되는 일본 맥주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3월 아사히맥주의 국내 판매가격을 제품에 따라 8~20% 올리면서 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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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