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에서 영화 '정가네'의 오픈토크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김지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승룡, 박해준, 옹성우, 이상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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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로맨틱 어나니머스'와 '퐁당퐁당 LOVE' 등을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지현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 '정가네'는 30년 동안 말 한마디 섞지 않고 각자 목장을 운영해 온 형제 만수(류승룡)와 병수(박해준)의 이야기를 다룬다.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형 만수를 제치고 동생 병수가 처음으로 으뜸소 대회에서 우승한 날, 만수는 병수의 소가 구제역에 걸린 것을 발견하고 신고한다. 살처분의 혼란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송아지 '장수'를 지키기 위해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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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감독은 작품에 대해 "30년 동안 말도 안 하던 형제가 소 키우는 마을에 전염병이 돌면서 마지막 송아지를 지키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이야기"라며 "가족끼리 지지고 볶고 싸우지만 함께 살아가는 의미, 자신의 곁을 지키려는 것에 대한 숭고함을 잔잔하고 따뜻하게 묻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초 '정가네 목장'이었던 제목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따뜻하고 잔잔하기만 한 영화가 아니라 스펙터클하기도 하다. 추격전도 찍으며 배우들이 고생했다"며 "정적인 영화로 국한하고 싶지 않아 제목을 줄였다. 세트에서 이분들이 보여주는 가족의 모습이 우리 영화의 근본적인 힘"이라고 강조했다.
천만 영화의 주역 류승룡은 동생 한정 무뚝뚝한 형 만수 역을 맡아 묵직한 진심을 전한다.
류승룡은 캐릭터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오죽했으면 말을 안 했겠나. 그 뒤에는 진실과 장중한 진심을 담고 형답게 살아가는 인물"이라며 "아프리카 부족들이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때 큰 돌을 안고 건너는 것처럼, 만수는 진심을 안고 넘어지지 않도록 중심을 갖고 가는 우직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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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영화 속 관전 포인트로 "말도 안 되게 싸우던 만수와 병수가 올 누드로 부둥켜안는 장면이 있다"며 재치 있는 귀띔했다.
형 한정 까칠한 동생 병수로 분한 박해준은 캐릭터의 양면성을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한 번도 1등을 해보지 못하고 형의 그늘 아래 큰 콤플렉스를 가진,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골칫덩이"라면서도 "시골에서 소를 키우지만 '난 그런 놈 아니야' 하는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자 똘끼가 있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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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비하인드에 대해서는 "승룡 선배가 내 헤어스타일을 보고 '빅토르 최' 같다고 하셨다"며 유쾌했던 호흡을 회상했다. 박해준은 단독 노출 장면에 대해 "열이 나서 몸에서 김이 올라오는 이미지 자체가 멋있었다. 선배가 과감하게 던진 모습들이 사진으로 남겨도 너무 좋은 그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수 같은 형제 사이에서 눈치 보기 바쁜 신입 수의사 정훈 역은 옹성우가 맡아 극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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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는 "정우는 유일한 외부인이자 모든 게 새롭고 어리버리한 인물로, 관객과 함께 신선함과 생생함을 공유한다"며 "대본을 읽을 때부터 동화 읽는 기분이 들고 흙냄새가 나면서 따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촬영 중 동물과의 교감에 대해 "원래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는 소들도 수의사 복장을 입고 가면 내게 다가와 핥아주더라. 낯설면서도 사랑스러운 감정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실제 송아지인 '장수'를 향한 애정 어린 찬사도 이어졌다.
류승룡은 "요즘 AI가 많이 나오지만, 이 아이는 우리가 받은 선물 같은 친구이자 웬만한 배우보다 훨씬 낫다"며 "자연스럽게 다가와 핥아주는 모습이 강아지 같았다"고 감탄했다.
박해준 역시 "감독님이 배우들보다 소를 찍을 때 모니터를 더 어루만지며 이뻐하더라. 내가 소보다 못한 놈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며 웃어 보였다.
옹성우는 가장 기대되는 장면에 대해 "장수가 태어나는 순간"을 꼽으며 "너무 아름답고 고귀한 느낌이 들 정도로, 생명이란 게 뭘까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장면"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박해준은 "두 형제가 시골에서 소 키우는 이야기가 뭐가 재밌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스펙터클하고 긴장감이 쫀쫀해서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며 "부산영화제에서 우리 영화를 관객분들께 가장 먼저 보여드릴 수 있어 영광이다. 부산 사랑해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류승룡은 "오는 12월 2일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잠시 뒤 부산에서 먼저 공개될 예정"이라며 "정말 오랫동안 설레고 기다렸던 작품이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말할 수 없는 갈등을 소가 해결해 주는 귀한 작품을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아름다운 한편의 시이자 동화 같은 이야기"라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지현 감독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영화"라며 "브로맨스부터 재미와 의미까지 여러 가지 감정을 받아 가실 수 있고, 영화관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체험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부산=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