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가장 무섭습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1시간 내내 ‘중국’이란 단어를 반복해 언급했다. 한국의 과학기술은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데, 쫓아가기도 힘들다는 토로다. 배 총장은 “중국이 지난 50년간 놀랍도록 기술 발전을 이룬 것은 장기적으로 투자하며 준비한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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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총장은 6일 대전 KAIST 본원에서 진행한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50년 가까이 과학기술에 엄청난 지원을 꾸준히 했다”며 “인력도, 인재도, 인프라도 모두 갖춘 상황에서 ‘AI 웨이브’를 맞닥뜨려 빠른 속도로 AI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배 총장은 2000년부터 거의 매년 중국을 찾았다. 중국이 전폭적인 투자로 과학기술 토대를 닦아 인재를 길러내고, 기술을 세계 산업 무대에 내놓는 과정을 꾸준히 봤다. 2024년엔 르노그룹의 요청을 받아 1년간 ‘중국 산업기술 발달 연구’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눈여겨본 것은 중국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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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총장은 “중국에서 만난 연구자는 대부분 같은 연구를 20~30년씩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한국에선 5년의 연구 문턱을 넘기기 어렵다”고 비교했다. 2015년 ‘중국제조 2025’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 2024년 ‘AI+’ 등은 중국의 AI 산업 장기 프로젝트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배 총장은 “중국도 막무가내로 지원하는 건 아니고 5년마다 심사한다”며 “하지만 중국은 5년간 이룬 게 별로 없어도 비전이 있다고 판단하면 계속 믿고 밀어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의 기술 투자는 빨리하는 속도감이 장점이면서도 한계점이라고 했다. “역동성을 버리지는 않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전략을 짜는 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위협적인 중국을 본보기로 삼을 만한 상대”라는 설명이다.
배 총장은 대규모언어모델(LLM) 다음으로 피지컬AI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제조업 기반에 AI를 더하면 피지컬AI로 산업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생존하는 길이자 앞서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KAIST는 지난 7월 엔비디아와 AI 테크놀로지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인간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차세대 피지컬AI 기술인 ‘인체 동작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로봇 연구 역량과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의 기술을 결합하는 대표적인 산학협력 사례로 언급된다. 배 총장은 “이 프로젝트는 엔비디아가 KAIST에 먼저 제안했다”며 “빅테크와의 협업을 더 확대해 글로벌 연구대학의 미래 모델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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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AI 메가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KAIST가 하고 싶고 해야 할 역할이 많다고 그는 말했다. 배 총장은 “정부의 의도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AI를 이용한 산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이라며 “KAIST는 AI 시대를 주도할 사람, 사회에 나가서 적응하고 주도하며 세계 무대까지 이끌어나갈 ‘AI 전사’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겠다 ”고 했다. 이를 위해 KAIST는 내년 1학기 모든 교과목의 AI 활용체계를 재설계하고 있다. 교과목의 특성과 교육 목적에 따라 AI 활용 수준과 방식을 구분할 방침이다.
배 총장은 지난 7월 취임하면서 KAIST의 새로운 비전으로 ‘기본이 강한 글로벌 혁신 선도 대학’을 제시했다. 그는 “기본이 강하다는 것은 기본기가 튼튼한 것”이라며 “기본이 있어야 실력, 창의성이 따라오고 세계 무대에 내놓을 정도의 인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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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지은 기자
■ 배충식 KAIST 총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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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충남 금산
△1985년 서울대 항공공학과 졸업
△1994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기계공학 박사
△1995~1998년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1998년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2011~2012년 현대자동차 기술고문
△2019~2021년 KAIST 공과대학장
△2019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2024년 한국전력공사 석좌교수
△2026년 KAIST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