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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타고 일상·유행 공유…닮아가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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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타고 일상·유행 공유…닮아가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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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맨체스터든 런던이든, 독일 뮌헨이든 덴마크 코펜하겐이든 쇼핑 거리를 걷다 보면 차이점만큼이나 비슷한 것에 놀라게 된다.”

    <경제학 콘서트>를 쓴 영국 경제학자 팀 하퍼드의 말이다. 서울과 런던, 미국 라스베이거스처럼 수천㎞ 떨어진 도시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쉽게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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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닮아가고 있다. 아침에는 유니클로에서 산 옷을 입고 출근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산다. 점심에는 맥도날드에 가고, 퇴근한 뒤에는 코스알엑스 화장품을 바르며 넷플릭스를 본다. 의식주부터 도시 경관, 여가·문화생활에 이르기까지 세계인이 하루를 보내는 방식이 비슷해지고 있다.

    도시의 모습부터 닮아가고 있다. 앙리 드브레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연구팀이 지난해 세계 1500여 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도로, 건물 등이 배치되는 방식은 138개 유형으로 압축됐다. 특히 여러 대륙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저밀도 개발 형태가 전체 도시 공간의 48.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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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안으로 들어가도 기시감은 이어진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독일 베를린 어디를 가도 노출 콘크리트를 비롯해 비슷한 인테리어의 카페를 볼 수 있다”며 “에어비앤비,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특정 공간과 인테리어가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로 확산한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이 세계를 더 닮게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알고리즘은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예측해 비슷한 상품과 콘텐츠를 반복해서 추천한다.


    하퍼드는 이에 대해 “일종의 자기 강화적 순환”이라며 “예측이 정확해질수록 현실은 더 획일화하고, 현실이 획일화할수록 예측은 다시 정확해진다”고 짚었다.

    옷장도 세계화됐다. 재킷과 셔츠, 청바지 등 표준화된 일상복을 파는 유니클로는 2010년 미국, 영국, 한국 등 8개 국가에서 매장을 운영했는데 올해 진출한 글로벌 지역이 26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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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을 꾸미는 방식도 닮아간다. 정호석 유한대 교수는 “한국에서는 피부에 촉촉함이 남아 있게 하는 화장법을 깨끗한 피부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고 미국과 동남아시아에서는 뽀송뽀송한 피부를 선호했다”며 “최근에는 미국과 동남아에서도 한국을 따라 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녁이 되면 세계인은 같은 화면 앞에 앉는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3는 넷플릭스가 순위를 집계하는 93개국 모두에서 공개 첫주 1위에 올랐다. 영국 드라마 ‘소년의 시간’도 공개 후 4주 만에 80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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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현상을 지리학자 에드워드 렐프는 ‘무장소성’이라고 표현했다. 쇼핑몰과 관광지처럼 소비자의 욕망에 맞춰 설계된 공간이 확산하면서 공간이 상품으로 변한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강내희 전 중앙대 교수는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동일한 원리가 세계 곳곳의 상품과 공간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세계가 닮아가는 현상은 글로벌 기업이 일방적으로 같은 상품을 퍼뜨린 결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 기업의 성공 모델 복제, 소비자의 익숙한 선택이 서로 맞물려 비슷한 공간과 상품을 다시 만들어내는 구조에 가깝다는 의견이다. 하퍼드는 “세계가 비슷해지는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그대로 제공받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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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형/이혜인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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