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뜯어보면 더 분명하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4.8% 뛰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8% 올랐다. 농산물 가격이 추석 출하 증가와 정부의 할인 지원으로 4.0% 내렸지만 공업제품 상승률은 4.2%로 높아졌다. 개인서비스 물가도 3.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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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8월의 일시적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물가 오름세가 다소 확대된 것으로 평가했다. 10월에도 3% 안팎의 높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 3분기 원화 강세로 수입 물가 부담이 덜했는데도 이 정도라면 기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은 가볍지 않다.
문제는 9월 물가 상승률을 0.6%포인트나 끌어내린 석유 최고가격제의 한계다. 유가 급등 충격을 덜기 위한 한시적 비상조치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 상한을 정한다고 원유 수입가격이나 비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가 상승의 청구서가 소비자에게서 재정으로 옮겨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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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정책 효과를 내세우지만 가격 통제가 길어질수록 시장 왜곡도 커진다. 가격이 제 역할을 못 하면 소비와 공급의 자율 조정 기능도 작동하지 않는다. 자칫 통화정책마저 꼬이게 할 수 있다. 정부 추산으로도 이 제도의 효과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은 3.5%로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2%)를 크게 웃돈다. 2.9%라는 수치에 기대 기준금리 판단이 늦어지면 그 비용은 더 커진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불합리한 유통 구조가 없는지 찾아내고,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 비용을 줄이며, 필요하면 관세 인하와 공급 확대 등으로 수급 부담을 낮추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 수치를 낮추는 보여주기를 실제 물가를 잡는 정책으로 혼동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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