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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빠지니 이걸 다 우리가?"…'업무 폭탄' 비상 걸린 곳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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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빠지니 이걸 다 우리가?"…'업무 폭탄' 비상 걸린 곳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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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검사와 (노동)감독관은 역량 차이가 확실하게 났어요. 검사님의 수사 지휘를 받으면 확실히 사건을 더 깊게 분석해서 잘 풀어냈는데 이젠 변호사 자격증을 갖지 않은 소속 부서장이나 기관장 지휘를 받아야 하잖아요. 검사님들 판단보다는 부실하겠죠."

    한 현직 노동감독관은 2일 한경닷컴과의 전화 통화에서 "저희 감독관들은 검사님들과 협업하는 느낌으로 수사를 진행해왔고 검찰·경찰과 다르게 서로 협력하는 모범적 관계였는데 검찰을 악마화하면서 순식간에 그 고리가 끊어졌다"며 이 같이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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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 형소법이 시행된 첫날, 노동 사건 수사 방식은 통째로 뒤바뀌었다. 노동감독관은 당장 검사 수사 지휘 없이 임금체불·산업재해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도 불가능하다.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만 남는다. 검사와 노동감독관은 상호 협력하고 지도·조언하는 관계로 개편됐다. 노동감독관에 대한 수사 지휘는 과장·지방관서장·지방청·본부로 이어지는 고용노동부 내부 체계를 따르게 된다.
    노동감독관들 '노동 수사' 폭탄 우려

    일선 노동감독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노동감독관들 눈앞에 '업무 폭탄'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검사의 수사 지휘·직접 보완수사가 가능한 상황에선 검찰 수사관이 당사자에게 추가로 필요한 의견서를 요청하거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진술을 보강했다.

    하지만 이날부터 이 과정은 가로막힌다. 관련 절차가 모두 노동감독관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공소청은 노동감독관이 송치한 사건 기록만을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결국 사건 처리도, 근로자 권리 구제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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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감독관들은 '민원 폭탄'도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사건을 처리하더라도 노동감독관 선에서 이뤄진 판단과 검사 수사 지휘를 거쳐 나온 결과를 대하는 진정인들 태도 차이가 크다는 설명이다. 한 노동감독관은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는 첨예한 사건을 조사할 때 감독관 판단에 대해선 반발하고 직권남용이라면서 고소하지만 검사 판단을 거쳐 무혐의가 나오거나 종결 지시가 내려오면 크게 반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중대재해·노란봉투법·불파 사건 '비상'
    기업들을 대리하는 대형 로펌 노동팀 소속 변호사들도 노동 수사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노동부는 그간 기소의견을 내는 데 적극적이었다. 법률 전문가 집단인 검찰이 수사 지휘를 통해 혐의 적용이 어려운 부분을 알아서 걸러줬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수사 지휘가 가로막혀 노동부의 과도한 기소가 우려되면서 (로펌들도) 노동부 대관 인력을 확충하는 데 적극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을 지냈던 박재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전 리멤버 커넥트를 통해 "노동사건은 사실관계, 증거, 판례와 형사책임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중요한 것은 검사의 지휘가 사라진 자리에 무엇을 세우느냐인데 일관된 기준, 충분한 법률 검토, 내부 심사와 견제 장치가 함께 마련되어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후폭풍이 예상되는 분야는 중대산업재해 사건이다. 법무법인 지평에 따르면 일반 노동 사건에서 그간 검사 지휘 비율은 2% 안팎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대산업재해 사건의 경우 100% 검사 지휘 아래 수사가 이뤄졌다. 지평은 "이번 개편의 영향은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사건에서 특히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리 판단이 어려운 통상임금·불법파견 사건에선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담당 노동감독관별로 판단 편차가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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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 관련 사건도 마찬가지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과 같이 아직 법원의 구체적 판단 기준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쟁점에선 수사단계에서 고용노동부 법령 해석이나 판단 기준의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된다"며 "사안에 따라선 노동청이 종전보다 적극적으로 범죄를 인지하거나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노동청 수사 단계 기업 대응 '관건'
    법조계에선 기업들이 노동사건 수사 중심이 노동청으로 이동하는 데 맞춰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검사 수사 지휘·직접 보완수사가 불가능한 만큼 노동감독관과 고용노동부 내부 지휘 라인의 판단이 중요해져서다.

    특히 노동청 수사 단계에서 사실관계·법리적 주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노동청에서 만들어진 수사기록을 토대로 공소청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초기 조사, 송치 전 의견 진술이 중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담당 노동감독관뿐 아니라 고용노동부 수사 지휘 라인을 대상으로 한 변론 기회도 적극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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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소청 단계에서도 대응이 필요하다. 태평양은 "노동청의 기소의견 송치가 예상되는 경우 공소청 검사가 노동청의 송치의견과 함께 회사의 반대 논리 및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송치 전에 관련 의견과 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수사기록에 반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동감독관 한해 법 적용 유예해야"
    전문가들은 검찰·경찰과 달리 노동감독관 등 특별사법경찰관에 한해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몇 주 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노동감독관이) 검찰의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빈자리를 채우는 건 큰 부담인 데다 (법 개정으로) 근로자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단이 취약해졌고 사용자는 로펌에 의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라며 "일반 행정공무원이 담당하는 영역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정치적 논란과 별개인 만큼 노동감독관에 대해선 (개정법) 적용을 유예해서 노동감독관이 경험치를 습득할 수 있는 시간을 적어도 3~5년을 확보하거나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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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0일 전국 기관장회의를 열어 노동감독관 수사권 독립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수사 지휘 주체와 절차 등을 정한 '노동감독관 수사규칙'은 이날부터 시행된다. 또 고용노동부 본부·7개 지방청에 수사·법률 분야 외부 전문가 등이 포함된 수사심의위원회도 설치한다. 신규감독관 교육과정에 실습 중심의 수사학교도 8주간 편성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변화된 수사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명감과 전문성을 토대로 공정하고 엄정한 노동수사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고용노동 행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빈/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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