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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인민복, 멜라니아의 손짓…패션과 악수가 '외교'가 되는 순간 [더 라이프이스트-박영실의 휴먼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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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인민복, 멜라니아의 손짓…패션과 악수가 '외교'가 되는 순간 [더 라이프이스트-박영실의 휴먼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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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2></h2><h3>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외교의 언어</h3><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외교에는 공식 성명에 기록되지 않는 언어가 있다. 무엇을 입었는지, 누구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는지, 상대의 손을 어떻게 잡았는지, 한 걸음 다가섰는지 물러섰는지가 때로는 긴 연설보다 더 잘 보여주는 것이 있다. 특히 정상외교에서는 옷과 악수가 개인의 취향을 넘어 국가의 정체성과 관계의 온도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기도 한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미국 국빈 방문이 이를 잘 보여줬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는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시 주석 부부를 맞아 이튿날 백악관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 국빈 만찬이 이어졌다. 양국은 무역과 인공지능(AI), 대만 문제 등을 논의했고 기존 무역 휴전을 두 달 연장했지만 주요 현안을 둘러싼 간극은 여전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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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미지 브랜딩 관점에서 눈길을 끈 것은 회담장 밖에서 만들어진 장면들이었다. 검은색 인민복과 중국적 요소가 담긴 드레스, 짧은 악수와 손짓까지. 말이 아닌 이미지가 또 하나의 외교 메시지를 만들었다.
    <h3>검은 인민복, 국가 정체성을 입다</h3><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시 주석과 중국 측 주요 인사들이 공식 석상에서 선보인 검은색 계열 인민복이다. 인민복은 중국 현대 정치사의 기억을 품고 있는 옷이다. 중산복에서 유래해 마오쩌둥을 상징하는 복식으로 각인됐고, 중국의 중요한 정치적 순간마다 등장했다. 이번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시 주석이 인민복을 선택한 것 역시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옷은 입는 사람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도 보여준다. 국제 외교무대의 표준에 가까운 서구식 수트 사이에서 검은 인민복은 그 자체로 강한 시각적 차별성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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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탠드 칼라와 직선적 실루엣, 절제된 검은색은 화려함보다 무게감과 통제된 이미지를 강화한다. 이를 특정한 정치적 의도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중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매우 선명하게 드러낸 복식이었다. 패션 외교의 힘이 여기에 있다. 단순히 좋은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을 보는 순간 그 사람이 대표하는 국가와 문화가 연상되는 것이다.
    <h3>펑리위안, 전통을 현대적으로 번역하다</h3><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펑리위안 여사의 패션 외교는 조금 다른 방식이었다. 중국 전통복식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옷깃과 실루엣, 색과 장식에 중국적 요소를 녹여냈다. 전통을 그대로 입기보다 현대적으로 번역한 셈이다.

    미국 도착 당시에는 중국식 옷깃과 치파오를 연상시키는 요소가 가미된 회색 계열의 드레스를 선택했고, 국빈 만찬에서는 붉은색의 긴소매 V넥 드레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을 연상하게 하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바로 이것이 패션 외교에서 중요한 지점이다. 상대에게 보여주기 위해 전통을 과장하면 의상이 먼저 보이고 사람이 사라진다. 반대로 전통을 모두 걷어내면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만의 고유성이 희미해진다. 펑 여사는 그 중간 지점을 활용했다.

    전통은 그대로 재현할 때보다 오늘의 언어로 번역될 때 더 세련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h3>패션 외교가 ‘정체성’이라면 악수 외교는 ‘관계’다</h3><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패션 외교가 ‘나는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악수 외교는 ‘나는 당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악수는 몇 초면 끝나지만 의외로 많은 정보를 담는다.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는지,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는지, 눈을 맞추는지, 손을 잡는 강도는 어떤지, 몸의 방향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보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인상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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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방미 마지막 날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앞에서 나온 장면이 그래서 흥미롭다.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마친 시 주석이 옆에 있던 멜라니아 여사를 향해 몸을 돌리고 손을 내미는 듯한 동작을 하자, 멜라니아 여사는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한 걸음 물러섰다.

    짧게 편집된 영상이 확산되면서 ‘악수를 거절했다’는 해석이 빠르게 퍼졌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 직전 이미 한 차례 악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장면만으로 멜라니아 여사가 의도적으로 시 주석의 악수를 거절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h3>의도보다 먼저 퍼진 ‘몇 초의 이미지’</h3><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이미지 브랜딩 관점에서 더 주목할 부분은 악수를 실제로 거절했느냐가 아니다. 의도와 인식 사이에 얼마나 큰 거리가 생길 수 있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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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라니아 여사에게는 단순한 작별 손짓이었을 수 있다. 시 주석 역시 재차 악수를 청한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영상에서 한 사람은 손을 내미는 것처럼 보이고 다른 사람은 손바닥을 보이며 물러선다. 그 순간 보는 사람은 쉽게 ‘제안과 거절’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힘이면서 동시에 위험이다.

    특히 지금은 정상외교조차 몇 초짜리 영상으로 소비되는 시대다. 앞뒤 맥락이 잘린 몸짓 하나가 제목이 되고, 그 제목이 다시 한 사람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래서 정상의 악수는 단순한 예절로만 볼 수 없다. 손을 잡기 전의 시선, 손을 내미는 타이밍, 악수가 끝난 뒤 몸의 방향과 거리까지 하나의 메시지가 된다.
    <h3>Appearance·Behavior·Communication, 외교 이미지의 ABC</h3><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퍼스널 이미지 브랜딩의 ABC, 즉 Appearance·Behavior·Communication의 관점에서 이번 국빈 방문을 보면 더욱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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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민복과 드레스는 Appearance의 언어였다. 악수와 손짓, 시선과 거리, 걸음은 Behavior의 언어였다. 정상회담과 공식 발언은 Communication의 언어였다.

    세 영역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옷은 말하지 않아도 정체성을 보여주고, 행동은 말하지 않은 감정과 관계까지 상상하게 하며, 말은 그 이미지에 구체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세 가지가 같은 방향을 향할 때 메시지는 강해지고, 서로 엇갈릴 때는 의도하지 않은 해석이 만들어질 수 있다.
    <h3>외교에서 이미지는 ‘장식’이 아니라 ‘메시지’다</h3><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외교에서 옷 한 벌이 협상의 결과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악수 한 번이 국가 관계를 바꾸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옷과 악수를 사소한 장면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사람들은 외교문서 전체를 읽지 않아도 한 장의 사진은 기억한다. 긴 공동성명의 문장은 잊어도 두 정상이 손을 잡은 순간은 기억할 수 있다. 결국 대중에게 외교는 정책과 숫자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장면과 이미지로도 기억된다.

    그래서 패션 외교와 악수 외교의 본질은 ‘잘 입고 잘 웃는 기술’이 아니다. 상대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내가 의도한 메시지와 상대가 받아들이는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다.

    외교의 언어는 회담장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옷깃에서 시작되고, 시선과 걸음을 지나, 마지막 악수에서 완성되기도 한다. 말에는 통역이 필요하지만 이미지는 통역보다 먼저 도착한다. 그것이 정상외교에서 이미지 브랜딩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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