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감원 퇴직자의 로펌 취업심사 69건 가운데 68건이 ‘취업가능’ 또는 ‘취업승인’ 판정을 받았다. 통과율은 98.6%다.ADVERTISEMENT
취업심사는 퇴직 공직자가 재직 당시 맡았던 업무와 취업예정기관 사이의 관련성을 따져 취업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다. 취업가능은 양측 업무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경우다. 관련성이 있더라도 별도 사유가 인정되면 취업승인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출신의 로펌 취업심사 69건 가운데 61건은 취업가능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가운데 7건은 취업승인을 받았다. 업무 관련성이 인정돼 별도의 승인 절차를 거친 사례에서도 대부분 최종적으로 취업을 허용받은 셈이다. 불승인은 2022년 금감원 4급 퇴직자가 법무법인 태평양 전문위원으로 취업하려 한 사례 한 건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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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는 취업에 제동이 걸린 사례를 찾아보기 더 어려워졌다. 2023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이뤄진 로펌 취업심사 43건은 모두 취업가능 판정을 받았다. 2023년 14건, 2024년 7건, 지난해 12건, 올해 1~8월 10건에서 취업승인이나 불승인 판정은 한 건도 없었다.
금감원 출신의 행선지는 대형 로펌에 집중됐다. 김앤장법률사무소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법무법인 광장이 12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세종과 율촌이 각각 9건, 태평양과 화우가 각각 6건이었다. 이들 6개 로펌에 대한 취업심사만 66건으로 전체의 95.7%를 차지했다.
금감원의 규제 강화로 퇴직자의 로펌 이동이 대폭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복현 원장 시절부터 금감원이 제재 기조를 대폭 강화한 데다 유상증자 등 기업 자금 조달에도 깐깐한 심사 잣대를 들이대면서 로펌의 규제 대응 수요가 늘었다. 이 원장 시절 승진 발탁 인사가 늘어 금감원 세대교체가 나타나면서 로펌들이 인력을 대거 수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기업 자문을 제공하는 법무법인 입장에서는 공직자 출신에게 기대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인적 네트워크”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취업 이후 담당 업무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처는 한 의원에게 “퇴직자의 최종 근무부서와 재취업 후 구체적인 담당 업무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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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원은 “금감원 퇴직자의 로펌 재취업 심사 통과율이 98.6%에 이르는 만큼 현행 제도가 이해충돌을 막는 장치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퇴직 전 담당 업무와 재취업 후 실제 역할을 면밀히 검증하고 사후관리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해련/하지은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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