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IMF 외환위기의 험난한 한파 속에서도 창업 단 2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일궈낸 강성희 오텍캐리어 회장이 냉난방 공조 산업의 패러다임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120여 년 역사의 글로벌 캐리어와 손잡고 전통 가전 제조사의 낡은 틀을 완전히 깬 그는 오텍캐리어를 ‘디지털 기반 초고효율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며 글로벌 무대의 중심에 당당히 섰다. 일상 속 가전부터 국가 인프라까지 단순한 온도 조절을 넘어 탄소 감축과 제로 에너지를 동시에 실현하는 토털 솔루션을 완성하겠다는 굳건한 구상이다.
강 회장이 주력하는 미래 핵심 격전지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이다. 고성능 AI 서버의 뜨거운 열기를 잡는 냉각 효율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2028년 글로벌 냉각 시스템의 30% 이상이 액체냉각으로 전환될 것이란 흐름을 읽고 직접액체냉각(DLC)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실로 칩에 냉각수를 직접 순환시켜 칠러 에너지를 최대 15% 절감하는 분배장치(CDU) ‘65LL’을 선보였다. 온도 차를 2℃ 수준으로 좁힌 이 장비는 글로벌 엔비디아 기술 검증을 거쳐 최종 양산(MP Ready)을 앞두고 있다. 최근 수도권 48MW급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칠러 공급사로 낙점되는 쾌거도 이뤄냈다. 유지보수 플랫폼 ‘블루엣지(BluEdge)’를 결합해 확고한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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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랜드마크를 아우르는 인텔리전트빌딩솔루션(IBS) 역시 강 회장의 통찰이 빛난 무대다. 에너지 관리 플랫폼 ‘어드반텍’을 앞세워 인천국제공항 1·2청사, KTX 고속열차, 더현대 서울 등 대형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특히 여의도 IFC 서울에는 버려지는 폐열을 회수하는 첨단기술 적용으로 최대 53%의 압도적인 에너지 절감률을 이끌어냈다.

일상 가전 영역의 혁신 속도도 매섭다. 레이더 센서로 체감 쾌적도를 사전에 예측하는 프리미엄 에어컨 ‘디오퍼스+’와 130mm 초슬림 천장형 다배관 시스템 ‘멀티S’를 연이어 출시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혁신을 이끌었다.
경영 위기 때마다 연구개발(R&D)에 과감히 투자한 뚝심도 마침내 값진 결실을 맺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바이러스 케어 연구소’를 신설한데 이어 지금까지 R&D에만 1500억원 이상을 거침없이 쏟아부었다. 현재 한국기계연구원과 친환경 대체냉매를 적용한 고효율 히트펌프를 개발하며 갈수록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도 선제 대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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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술 집념과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아 강 회장은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20대 회장으로 3연임하는 대기록을 썼다. 한국공기과학시험연구원 개원을 주도하여 국내 기업들의 높은 해외 인증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그는 앞으로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스마트 공조를 양 날개 삼아 글로벌 시장 영토를 빠르게 대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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