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라는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등장했지만 일본 어린이들의 ‘야구 이탈’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반면 초등학생 야구 인구는 10년 만에 40% 줄었다. 공원에서 공놀이를 하기 어려워지고 맞벌이 가정의 부담까지 커지면서 일본 스포츠계에 ‘보는 스포츠는 호황, 하는 스포츠는 쇠퇴’라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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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초등학생의 경식·연식 야구 경기 인구는 17만409명으로 10년 전보다 40% 감소했다. 사사가와스포츠재단의 2025년 조사에서도 1년에 한 번 이상 야구를 하는 10~11세 어린이는 16.1%에 그쳤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오타니의 인기가 일본 전역을 휩쓸고 있지만 실제 야구를 하는 어린이를 늘리는 효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전일본연식야구연맹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야구가 쇠퇴할 것이라는 위기감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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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본축구협회에 따르면 2025년 초등학생 연령대 등록 선수는 약 27만명으로 10년 전보다 11% 감소했다. 코로나19 직후보다는 회복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스포츠를 ‘보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관중은 2704만명, J리그 관중은 컵대회 등을 포함해 1350만명으로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각지에서는 스포츠 흥행을 겨냥한 아레나 건설도 이어져 2030년께까지 약 30개 시설이 새로 문을 열 전망이다.
어린이들이 스포츠에서 멀어지는 데는 저출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학원과 취미가 다양해진 데다 야구 장비와 회비 부담도 적지 않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부모가 주말마다 자녀를 연습장까지 데려다주거나 팀 운영을 돕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도 야외 스포츠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적으로 공을 갖고 놀 수 있는 장소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2019년 전국 공원 조사에서 인구 10만명 이상 지방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 공원 내 공놀이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제한했다. 도쿄에서는 그 비율이 8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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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도시공원 수 자체는 지난 20년간 약 30% 늘었지만 정작 야구공을 던지거나 축구공을 찰 수 있는 장소는 줄어든 셈이다. 도쿄 도심에서는 유소년 스포츠클럽들이 운동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전반적인 어린이 운동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는 초등학생 남녀의 약 60%가 하루 60분 이상 신체활동을 하는 날이 일주일에 4일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야외에서 노는 시간도 하루 평균 30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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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본 어린이 사이에서 ‘스포츠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어린이는 클럽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운동하지만 다수는 아예 스포츠를 하지 않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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