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경쟁에 그늘 드리운 이마트…"하반기도 안갯속"

입력 2019-07-15 11:17
15일 오전 이마트 주가 13만5000원으로 연중 '최저점'
2분기 실적 부진 예고 여파에 투자심리 위축
증권가 "새벽 배송 신규 고객 유입 효과 낮을 것…소비경기 둔화 여파로 오프라인도 부진 전망"




최근 새벽배송 경쟁에 뛰어든 이마트에 그늘이 드리웠다. 2분기 실적 부진이 예고되면서 주가는 올해 최저점까지 내려갔다. 여기에 새벽 배송 관련 비용 부담과 소비둔화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오전 10시25분 현재 이마트는 전날보다 4500원(3.21%) 하락한 13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13만5000원까지 하락하면서 올 들어 최저가를 경신했다. 올해 고점(20만3500원)과 비교하면 33.66%나 급락한 수준이다.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이마트가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마트가 2분기 영업손실 105억원으로 적자전환하고, 매출액은 4조4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업계의 기존점 매출성장률이 -5%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트도 이와 유사한 매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연초부터 진행중인 가격 할인 정책이 충분한 모객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 식품부문에서 본격화한 경쟁으로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새벽배송도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신설법인 SSG닷컴은 지난달 27일부터 새벽배송에 돌입했다. 현재 하루 3000건 정도만 배송할 수 있지만,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할인점 본업과 SSG닷컴에 대한 투자는 보다 적극적인데 최근 새벽 배송 대열에 합류하며 SSG닷컴의 수익성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새벽 배송이 신규 고객을 유인시키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배송 지역과 규모(CAPA)가 적고, 기존 고객 중 일부가 새벽 배송 서비스로 이전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라며 "비용 부담이 큰 새벽 배송 진출만으로 기업가치가 재조명 받긴 힘들며, 새벽 배송 외에 차별화된 객수 회복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하반기에도 영업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며 "오프라인 기존점 하락은 소비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이 크고, 온라인 점유율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상품마진율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은경 연구원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격 할인 정책도 철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수익 오프라인 매장(트레이더스 등) 확대, 온라인 채널 확대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20년 비용절감형 턴어라운드가 기대되지만, 업황이 시계 제로인 상황에서 실적 저점을 예단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