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적자는 국제거래 지출이 수입보다 많다는 뜻

입력 2019-06-17 09:02
Cover Story - 경상수지 7년 만에 적자

외국인 주주 배당금 지출보다 상품수지 흑자 감소 탓이 커



[ 고경봉 기자 ] 우리나라 4월 경상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본원소득수지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문제 없다’고 설명하지만 7년 만의 적자 전환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강도 높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경상수지란 무엇인가

경상수지가 흑자라면 우리나라가 외국과의 경제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더 많고, 적자라면 지출한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경상수지는 크게 4가지 항목으로 구분된다.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 등이다. 상품수지는 말 그대로 상품을 수출하고 수입해서 나온 결과를 말한다. 서비스수지는 무형의 서비스를 거래한 데 따른 결과다. 가공서비스, 운송, 여행, 건설, 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으로 구성된다.


본원소득수지는 급료 및 임금, 투자소득 등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지사의 외국인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면 이는 본원소득수지에 마이너스로 잡힌다. 반면 한국인이 외국 기업에서 임금을 받으면 이는 플러스가 된다. 투자소득은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한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이나 이자 등을 지급하면 마이너스가 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플러스다. 이전소득수지는 무상으로 주고받는 경우를 말한다. 해외에 사는 친족한테 돈을 보내거나 해외단체에 기부금을 낼 때 이전소득은 적자를 나타낸다.

대체로 우리나라는 수출강국답게 상품수지에서 대규모 흑자를 낸다. 상품수지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나머지 부문의 적자를 메우는 구조다. 특히 적자가 심한 부문이 서비스수지다. 서비스수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수지가 매년 적자를 나타내서다. 본원소득수지와 이전소득수지는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함께 변했다. 본원소득수지는 2010년대 들어 흑자 기조로 바뀌었다. 외국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보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투자하는 규모가 훨씬 커져서다. 이전소득수지는 반대로 2000년대 들어 적자로 바뀌었다.

경상수지 적자 일시적 문제인가

4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본원소득수지에서 43억달러의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우리나라는 연간 단위로 본원소득수지에서 흑자를 낸다. 하지만 4월이 되면 매번 대규모 적자를 내곤 했다. 우리나라 기업들(12월 결산법인 기준)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시기가 4월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때문에 일시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촉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지난 4월 경상수지 적자를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7년간 매월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이 기간에도 4월이 되면 배당금이 매번 대규모로 빠져나갔지만 경상수지는 흑자를 유지했다는 얘기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로 돌아선 기저에는 부진한 수출이 있다. 우리나라는 상품수지에서 대규모로 흑자를 내다 보니 매년 4월에 대규모로 배당금이 빠져다가더라도 이를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품수지가 크게 줄어들어 배당금 지출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4월 515억달러이던 수출이 올해 4월 483억달러로 32억달러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7억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1년 전 96억달러에 달하던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57억달러로 40% 급감했다. 본원소득수지 적자가 43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4월 수출·수입이 작년 4월 수준만 됐어도 30억달러 넘게 흑자를 봤을 것이란 얘기다.

경상수지는 배당금 지급 시즌이 마무리되는 5월에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라도 외부 충격이 닥치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웬만한 충격을 흡수하던 상품수지 흑자의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품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또 이참에 우리나라가 허약한 서비스산업도 돌아봐야 한다. 그동안 매년 경상수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서비스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NIE 포인트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지난 4월 경상수지 적자의 원인이 무엇인지 토론해보자. 경상수지 각 부문별 수지를 통해 나타난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해보자.

고경봉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