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내 LPG탱크 제조 1위 업체 KPP 매물로

입력 2019-06-12 13:45
≪이 기사는 06월3일(9:4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탱크 제조 분야 1위 업체인 케이피피(KPP)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주 악화 여파로 지난 1월 회생절차를 신청한지 약 5개월 만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PP의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회사의 공개 매각 추진을 허가하고 매각주관사로 삼일PwC회계법인을 선정했다. 매각 측은 일단 인수의향을 가진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예비 인수자를 확보한 뒤 공개입찰에 나서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방식 M&A를 약 한 달간 추진한 뒤 7월 초 매각 공고를 내고 공개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KPP는 2009년 설립된 플랜트 장비 전문 제조업체다. 열교환기, 용기, 배관 등 플랜트 설비와 탱크로리 및 플랜트에 쓰이는 LPG탱크를 생산해왔다. 2012년 매출액이 96억원에 불과했던 KPP는 2016년 매출액이 329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 기간 중 영업이익률도 약 10% 수준으로 높았다. 기술력을 인정 받아 2013년엔 일본 최대의 가스압력조정기 제조사인 아이티오(ITO)와 합작해 LPG 설비 전문 제조·유통사인 케이피피엔아이티오(KPP&ITO)를 설립하기도 했다. LPG탱크 분야에서 KPP는 국내 시장의 60%, 일본 시장의 30%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플랜트 수주가 크게 줄고, 국내 업체간 저가수주 경쟁이 심화되며 2017년을 기점으로 KPP의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매년 흑자를 기록했던 회사는 2017년 처음으로 6억 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8년엔 매출액 80억원, 영업손실 171억원을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에 맞았다. 회사 측은 공장을 매각하고 관계사인 KPP&ITO와 회사를 합치는 안을 추진했지만 산업단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KPP는 지난 1월 서울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매각 측에 따르면 이번 매각은 구주 소각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병행해 100%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매각가는 약 1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매각 측 관계자는 ”KPP는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일본으로 LPG탱크를 수출하는 업체“라며 ”일본은 지진 위험으로 도시가스 대신 LPG를 사용해 관련 시장이 크고 노후 설비 교체 수요도 상당해 회생절차를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