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미국 세탁기공장 준공…한국 기업들 미 '코리안 벨트'가동 본격화

입력 2019-05-30 12:48
수정 2019-05-30 13:09
조지아 테네시 앨라배마 등 미국 남부에 줄줄이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들어서면서 ‘코리안 벨트’가 부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10여년 전 터를 잡은 미 남부 6개주에 벌써 200여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150억달러(약 17조9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최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생산기지 설립이 요구되는 가운데, 세율과 인건비가 낮고 노동조합도 거의 없는 미 남부가 최적지로 꼽히고 있어서다.

LG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테네시주(州) 클락스빌에서 세탁기공장을 준공했다. 2017년 8월 착공한 이 공장엔 3억6000만달러가 투입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초부터 수입 세탁기에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한 데 따라 단기간에 설립했다. LG전자가 미국에 가전공장을 지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10초에 한 대씩, 연간 120만대의 프리미엄 세탁기를 생산하게된다.

올들어 미국에선 거의 매달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 완공과 착공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큐셀의 조지아 태양광 공장과 CJ제일제당의 뉴저지 식품공장은 올해 초 완공돼 가동에 들어갔으며,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조지아 커머스시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갖고 16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 이달 초 롯데케미칼은 31억달러를 투입해 지은 루이지애나 유화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은 지난해 초 완공됐으며, LG전자 인근에 있는 한국타이어의 테네시 공장은 2016년 말 가동을 시작했다.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는 이날 준공식에서 기자와 만나 “우리는 우호적 세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규제 환경을 갖고 있다”며 “기업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따르면 조지아 테네시 앨라배마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남부 6개주에만 200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있다. 누적 투자액이 150억달러에 달하며 총 3만2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미 남부와 한국 기업들간의 인연은 1980년대 LG전자가 앨러배마 헌츠빌에 조립공장을 만든 게 처음이다. 이 공장에선 지금도 태양광 설비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2000년 SKC가 조지아에 폴리에스터 공장을 지었다. 2006년 현대차가 앨러배마, 2009년 기아차가 조지아에 공장을 지으면서 수많은 협력사들이 동반 진출했다.

클락스빌=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