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대형 제약·바이오株…"중소형株에 눈돌려야"

입력 2019-05-07 17:44
씨젠, 주력제품 고객사 급증
대원제약·유나이티드제약은
정부의 '제네릭 대책' 수혜 예상



[ 양병훈/김진성 기자 ]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바이오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한 중소형 제약·바이오주가 꾸준히 상승궤적을 그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이오주 투자자라면 이 같은 중소형 제약·바이오주에 투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코스닥시장에서 씨젠은 전날과 같은 2만4300원에 마감했다. 씨젠은 올 들어 51.88% 올랐다. 기관투자가가 13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씨젠 외에 대원제약(10.65%), 유나이티드제약(11.11%)도 올 들어 10% 이상 올랐다.

일동제약(5.38%), 대한약품(4.69%) 등도 양호한 성과를 올렸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젠은 주력 제품 ‘올플렉스’의 납품처를 2016년 말 229곳에서 지난해 말 903곳으로 크게 늘렸다”며 “올해 고정비 및 연구개발(R&D)비 증액계획도 없어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원제약과 유나이티드제약은 정부가 제네릭(복제약) 난립 방지 대책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개량신약을 자체 개발·생산하는 비중이 높아 반사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 펀드를 통해 제약·바이오주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인 한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인보사 사태 등의 영향으로 신약개발 업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돼 있다”며 “실적 신뢰도가 높으면서도 바이오업종 투자심리 악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중소형주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몇몇 대형 제약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이자비용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녹십자와 한미약품은 이달 말 각각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오는 20, 21일 차례로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벌일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고 발행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3월에는 한독이, 지난달엔 대웅제약이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각각 500억원, 1000억원을 조달했다.

채권 투자자들이 녹십자와 한미약품 채권을 꾸준히 담아온 것을 고려하면 두 회사는 이번에도 무난히 투자 수요를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다. 녹십자(1500억원)는 2017년 5 대 1, 한미약품(1150억원)은 지난해 2.3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내며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R&D 비용 부담에도 꾸준히 이익을 내는 것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경우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영업이익 증가가 재무구조 개선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병훈/김진성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