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가 변종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정모씨(28)가 대마 흡입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모씨는 대마 구입 및 흡입 혐의에 대해 대부분 인정했으나, 정확한 구입·흡입 횟수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했던 또 다른 유명인 공범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해 3~5월 서울 자택에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세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함께 대마를 흡입한 것으로 알려진 신원미상의 여성에 대해 “아는 누나다. 그녀는 대마를 흡입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은 정씨의 간이시약 마약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됐으나 국과수에 정밀감정 의뢰할 예정이다.
정씨는 정 명예회장 막내아들인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 대표의 장남이다. 정씨는 앞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씨(31)와 한차례 대마를 흡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SK그룹 3세 최모씨와 대마 흡연도 인정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가 21일 오전 9시30분께 영국에서 일본을 경유해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했다. 정씨는 인천공항에서 체포된 후 경찰에 "지난 2월 중순 회사 사옥 신축 문제로 영국에 간 뒤 건강이 좋지 않아 해외에서 치료를 받던 중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다"고 밝혔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