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작전 펼친 5G 첫 개통…美 버라이즌보다 2시간 빨랐다

입력 2019-04-04 11:06
수정 2019-04-04 16:06
버라이즌, 11일 상용화 예정이었지만
일주일 앞당겨 '기습' 상용화 발표

정부·업계, 버라이즌보다 두시간 앞당겨
세계최초 5G 상용화 성공




국내 이동통신사가 일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3일 오후 11시 5G 단말기를 기습적으로 개통해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 뺐길 뻔했던 세계최초 타이틀을 따냈다.

당초 11일 5G 상용화를 계획했던 버라이즌이 4일로 5G 개통을 앞당긴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사가 조기 개통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4일 과기정통부는 3일 오후 11시 통신 3사가 동시에 각사별 1호 가입자를 대상으로 5G 스마트폰을 개통해 세계최초 5G 서비스를 공식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과기정통부와 업계는 일반인들이 5G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는 날인 5일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할 계획이었다. 이는 버라이즌이 예고했던 상용화 시점인 11일보다 빠른 시점으로, 5G 세계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따는데 문제가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버라이즌이 세계최초 타이틀을 위해 예정보다 일주일을 앞당긴 4일 상용화를 발표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던 것. 버라이즌은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1시께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미니애폴리스와 시카고를 대상으로 한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버라이즌의 긴급 대응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와 통신사는 이를 또 두 시간 앞당겨 세계최초 상용화를 이뤘다. 5G 상용화 요건인 단말기·요금제 등을 모두 갖춘 상황에서 더 이상 늦추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 인프라와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발빠른 대응으로 세계최초 타이틀을 지켰다는 평가다.

이통사 관계자는 "어제 오후 미국 버라이즌이 4일 5G 스마트폰을 상용화한다는 소식이 들렸다"며 "오후 7시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 3사, 삼성전자 임원 등이 모여 5G 스마트폰을 조기 개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버라이즌의 5G 상용화가 진짜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버라이즌은 기존 모토로라의 LTE 폰에 5G 라우터(모듈)를 연결하는 방식이어서 진짜 5G가 아닌 4.5G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CNN은 이날 보도를 통해 "버라이즌과 AT&T는 이미 몇몇 미국 도시에 5G 네트워크를 설치했으나 시카고와 미네소타가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첫 번째 지역이 됐다"며 "미국에서는 이미 5G 혁신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4G에서 5G로의 네트워크 전환 등 다수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인프라 개발과 테스트 등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신사는 5일 오전부터 갤럭시10 5G를 출시하고,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5G 개통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