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PEF 한 곳 포함해 3곳과 협상중
최대 약점 보강해 단숨해 강력한 인수후보로
≪이 기사는 03월20일(03: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골판지 회사인 태림포장 인수에 나선 한솔그룹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약점으로 지적된 자금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솔그룹은 태림포장 인수전에 공동으로 참여할 PEF를 선정하는 막판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형 PEF 한 곳을 포함해 국내 PEF 3곳 가운데 한 곳을 골라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태림포장의 인수가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PEF가 공동으로 투자할 액수와 지분율 등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솔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는 최근 삼성증권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했다. 모태기업을 되찾는 동시에 제지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솔제지는 1965년 삼성그룹이 신문용지업체 새한제지공업을 인수해 사명을 바꾼 전주제지가 모태다. 한솔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한솔제지 신문용지 사업부문을 매각했다. 전주페이퍼 인수에 성공하면 20여 년 만에 모태기업을 되찾는 셈이다. 태림포장을 사들이면 택배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골판지 시장 1위가 된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한솔그룹이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를 인수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작년 3분기말 현재 한솔제지가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6597억원이다. 반면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의 인수가격은 1조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두둑한 현금을 보유한 FI와 손을 잡으면 한솔그룹은 최대 약점인 자금력을 보완해 단숨에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올라설 전망이다.
자금력과 M&A 경험이 부족한 기업이 PEF와 손을 잡아 약점을 보완하는 사례는 국내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콜마는 미래에셋자산운용PEF, 스틱인베스트먼트, H&Q코리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CJ헬스케어를 인수했고,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전에는 맥쿼리와 대신증권PE,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자금을 지원했다. 국내 최대 골판지회사인 태림포장은 IMM PE가 2015년 인수했다. IMM PE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태림포장 매각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과 해외 제지회사가 인수후보로 꼽힌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