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마이DT패스 가입자 50만명 돌파
번호판 자동인식 했더니 대기시간 확 줄어
서울 공릉동에서 삼성동으로 출퇴근하는 10년차 직장인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아침마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신다. 이전에는 바쁜 출근길이라 엄두도 못냈지만 집 근처 스타벅스 공릉DT(드라이브스루)점이 생기고, ‘마이 DT패스’에 가입하면서 가능해졌다. 스타벅스 앱(응용 프로그램)에서 미리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차량 번호판이 자동 인식되면서 1분도 안 걸려 커피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지난해 6월 도입한 ‘스타벅스 마이DT패스’의 가입자 수가 9개월 만에 50만 명을 돌파했다. 스타벅스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평균 대기 시간이 1분 40초로 미등록 차량 대비 약 1분 가량 감소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 시간은 전 세계 스타벅스 DT매장 중에서도 가장 빠른 기록이다. 미국과 일본 등의 DT매장에서는 차량 1대당 진입부터 출차까지 평균 4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日은 4분 이상 대기…한국엔 “줄 없어요”
스타벅스 마이DT패스란 차량 번호판 정보를 스타벅스 선불식 충전 카드와 연동시키는 서비스다. 스타벅스 DT매장을 이용할 때 신용카드나 현금을 낼 필요 없이 자동결제를 통해 주문한 메뉴를 바로 받아 출차하도록 했다. 차량이 진입하면 번호 자동인식 시스템이 미리 인지한다. 스타벅스 모바일 주문결제 시스템인 ‘사이렌오더’로 사전 주문하면 별도의 주문 과정도 필요 없이 바로 원하는 커피나 음식을 받아 출차할 수 있다.
선주문도 가능하다. SKT의 T맵 사용자가 운전 중에 “스타벅스 주문할게”라고 말하면 운전 경로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이 모두 안내된다. 원하는 매장을 선택하면 차량 도착 5분 전에 주문 내역이 매장에 자동 전송되고 결제도 완료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1분 40초는 전체 DT매장 평균 시간이고, 앞차가 없다면 대기 시간이 15초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DT매장은 전국 180여 곳이다. 스타벅스는 올해 신규 매장 100여 개 중 절반 이상을 DT매장으로 운영한다는 목표다. 현재 ‘마이DT패스’ 이용자는 전체 DT매장 이용자의 40%다. 백지웅 스타벅스 마케팅·디지털 총괄부장은 “주문과 픽업, 결제 과정이 간편해지고 차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빨라져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DT전용 상품 개발과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스벅의 디지털 혁신
스타벅스의 디지털 혁신은 ‘마이DT패스’외에도 사례가 많다. 2014년 5월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앱을 통해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 사이렌 오더를 개발했다. 매장 반경 2㎞ 안에서 미리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점심 시간 등 혼잡한 시간대에 대기 시간을 줄여준다. 스타벅스 앱의 가입자 수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주문 메뉴가 준비되는 과정을 실시간 확인하고, 음료가 완료되면 ‘콜 마이 네임’과 연동돼 앱에 등록된 이름을 바리스타가 불러준다. 스타벅스는 진동 벨을 쓰지 않고 바리스타가 직접 이름을 불러주는 서비스를 고수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연동해 개인별 최근 주문 이력에 맞는 음료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날씨, 매장 정보, 주문시간대에 맞춰 상품을 추천한다. 삼성전자 빅스비와 연동한 음성 주문 서비스, T맵 음성 주문 서비스 등도 도입하면서 세계 각국의 스타벅스가 한국 스타벅스의 디지털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일본, 미국, 동남아 등 스타벅스 관계자들이 1년에 3~4번 이상 한국을 찾아 스타벅스의 혁신 사례를 배우고 있다”면서 “일부 국가는 사이렌 오더 등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