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논란으로 항공기 보잉737 맥스의 운항 금지 조치가 확대되는 가운데 해당 기종 도입 계획이 없는 진에어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연달아 추락사고가 발생한 미국 보잉의 신형항공기 B737 맥스 기종을 도입하려던 국내 항공사들이 도입을 보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5월로 예정했던 B737 맥스의 운항을 무기한 연기했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대 등 연내 이 기종의 항공기 6대를 도입하고 5월부터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이스타항공 역시 지난 13일 B737 맥스 2대의 운항을 중단했으며 추가 도입 계획도 유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이 기종 4대를 들여올 예정이었던 티웨이항공도 사정은 비슷하다.
세계적으로 안전성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한국도 항공안전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이번 사태는 단기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그간 국토부 제재로 인해 상대적으로 부진을 겪었던 진에어에게는 다시 없을 기회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진에어는 올해 B738 맥스 도입 계획이 없어 이번 사고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연구원은 "불확실성에 특히 민감한 항공업종의 투자심리를 감안하면 진에어의 단기매력이 상승할 전망"이라며 "B737 맥스 도입이 늦어질 경우, 중장거리 취항이 가능한 B777을 보유한 진에어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항공기 등록과 노선 취항을 불허하는 국토부 제재가 조만간 해소될 것이란 기대도 높아졌다. 지난 5일 조양호 회장과 오문권 인사재무본부장이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함에 따라 '사외이사 과반수 확대'를 갖추게 돼서다.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3명으로 변경됐다.
그룹 대주주로부터의 경영 독립과 의사결정 투명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외이사 비중 확대는 진에어가 지난해 8월 국토부에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방안'의 사실상 마지막 과제였다.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등 나머지 사안들은 대부분 이행이 완료된 상태다.
최고운 연구원은 "B737 맥스 사태는 저비용 항공사간의 외형 확대 속도를 늦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진에어의 경우 그동안 제재로 인해 뒤쳐졌던 외형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