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실시간번역기 성큼…AI통번역시장 7천억규모 성장

입력 2019-03-14 08:52
한글과컴퓨터, 중국 4대 인공지능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봉준호 감독의 헐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에서 송강호(남궁민수 역)는 영어를 쓰지 않고 실시간 통역기로 일행과 대화한다. 이러한 영화 속 통역기가 머지않아 일상에서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과 자동 통·번역 수준이 비약적으로 올라가면서다.

14일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의 ‘AI 기반 실시간 통번역 시장 확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 통번역 시장은 영화가 개봉한 2013년 2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6억1000만달러(약 69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연평균 19.1% 급성장 중이다.

AI 번역은 신경망 기반 자동번역(NMT·Neural Machine Translation) 단계까지 진화했다. 인간의 뇌를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한 인공신경망에 번역 능력을 학습시킨다. 통계 기반 자동번역(SMT)은 특정 단어의 여러 의미를 저장한 뒤 가장 유사한 뜻을 찾아내 번역하는 방식.

AI 활용 번역 플랫폼 가운데 네이버 파파고가 NMT, 구글 번역기는 SMT에 해당한다. 구글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SMT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135개 언어를 지원하는 전문 자동번역 소프트웨어 1위 업체 시스트란의 경우 문법 기반에 빅데이터와 AI 기계학습을 결합한 형태다.

디바이스(기기) 형태도 다양화됐다. 기존 PC(퍼스널컴퓨터)와 스마트폰 위주에서 개인 휴대용 스마트워치, 목걸이, 안경, HMD(Head Mounted Display) 등으로 확대하면서 시장 규모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가 전날 중국의 AI 음성인식기업 아이플라이텍(iFLYTEK)과 합작법인 ‘아큐플라이 에이아이’를 설립, AI 음성기술 기반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아이플라이텍은 중국 정부 선정한 4대 AI 기업 중 하나로 이미지·음성·안면식별 기술을 겨루는 국제대회 ‘블리자드 챌린지’에서 12년 연속 우승을 거뒀다”며 “음성인식 정확도 98.1%, 중국의 22개 방언 98% 정확도를 보유해 음성 플랫폼 분야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아이플라이텍(음성 플랫폼)과 함께 중국 정부가 지정한 AI 기업은 바이두(자율주행) 알리바바(스마트시티) 텐센트(의료)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이다. 아이플라이텍 역시 최근 5년간 연평균 45.1%의 매출 성장세에 지난해 매출 80억6000만위안(약 1조3600억원)을 기록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