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모집에 8100억 몰려
"낮은 금리에 실적개선 기대"
[ 김병근 기자 ] 최근 신용등급이 떨어진 LG디스플레이가 모집 예정 금액의 네 배가 넘는 회사채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 총 8100억원의 ‘사자’ 주문이 들어왔다. 1500억원어치를 찍는 3년물엔 6200억원, 500억원 발행을 계획한 5년물엔 1900억원이 들어왔다.
최근 이 회사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진 걸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3일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낮췄다.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LCD(액정표시장치) 공급 과잉으로 패널 가격 약세가 지속돼 이익 창출 역량이 크게 약화된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17년 2조461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928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럼에도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은 금리 매력과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리는 3년물과 5년물 모두 민간 채권평가사 평균 금리보다 0.01%포인트 낮게 정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신용등급이 떨어졌지만 회사채 시장에 연초부터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데다 금리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수준에서 정해진 게 긍정적 영향을 줬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실적 악화 추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는 기관도 많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풍부한 수요를 감안해 4000억원 이내에서 발행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차환용으로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4월 1200억원, 5월 1400억원 등 2600억원어치의 공모채 만기가 각각 도래한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