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IT] 실내 '미세먼지'…휴대용 기기로 직접 측정해보니

입력 2019-02-04 08:00
수정 2019-02-04 11:48
가장 잘 팔리는 '휴대용 측정기' 2종
오차 거의 없어, '가격·디자인'으로 구매선택
실내 활동 많은데 미세먼지 농도 깜깜



# 직장인 김시형(37)씨는 최근 10만원을 주고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입했다. 본인이 다니는 장소의 미세먼지를 직접 측정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일상생활에서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입했다"며 "우리집 거실 미세먼지 농도가 바깥 보다 높더라.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측정기는 필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 크기의 먼지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공장·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나오는데 고기를 굽거나 담배를 태워도 상당량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민들은 포털사이트에 나오는 미세먼지 농도만 확인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활동하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외부 측정 수치에 의존하는 셈이다. 같은 이유로 실내에서는 미세먼지에 무감각해지는 경향도 있다.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의 필요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가장 잘 팔리는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2종으로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PM10·10μm 이하)를 측정해 봤다. 어웨어의 '어웨어 민트'와 휴마테크의 '휴마아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두 제품의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장소를 바꿔가며 10여 차례 측정한 결과 오차는 ±5㎍/㎥를 넘지 않았다. 어웨어가 10만9000원, 휴마아이가 7만9000원. 성능은 비슷하니 가격과 디자인에 따라 구매를 결정해도 좋을 듯 하다.



지난달 31일. 기자가 거주하는 광진구와 기자실이 있는 중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한국환경공단 예보)' 수준이었다. 밤부터 '나쁨' 수준이 예보됐지만 퇴근하는 6시까지 '보통' 수준이 유지됐다.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광진구 60㎍/㎥, 중구 70㎍/㎥였다. 참고로 미세먼지 농도는 0~30㎍/㎥=좋음, 31~80㎍/㎥=보통, 81~150㎍/㎥=나쁨, 150㎍/㎥~=매우나쁨으로 구분된다.

오전 6시 현관문을 나섰다. 두 제품의 미세먼지 농도 각각 75㎍/㎥(어웨어), 77㎍/㎥(휴마아이). 포털사이트가 알려주는 농도(60㎍/㎥) 보다 15~17㎍/㎥ 정도 높게 나왔다. 공동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농도는 오히려 58㎍/㎥, 60㎍/㎥으로 떨어졌다. 축적된 미세먼지가 건물 내부에 머문 탓이다.

지하철 플랫폼으로 들어서니 농도는 49㎍/㎥, 51㎍/㎥으로 떨어졌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정작 열차 내 농도는 67㎍/㎥, 70㎍/㎥으로 높았다. 마스크를 다시 착용했다.



환승을 위해 지상으로 이동했다. 기자가 환승하는 2호선 건대입구역은 천장과 옆면이 뚫려 있어 바깥 공기가 자유롭게 드나든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농도(50㎍/㎥, 52㎍/㎥)는 실내 지하철 플랫폼과 차이가 없었다. 환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앞선 경우와 마찬가지로 열차 내부 농도는 64㎍/㎥, 69㎍/㎥이 나왔다. 사람이 많고 환기가 덜 되는 장소일 수록 농도가 높게 나왔다.

기자실 내부(20㎍/㎥)와 건물 로비(28㎍/㎥)는 양호했다. 이 없었다. 예상과 달리 점심시간도 무난히 넘어갔다.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먹었는데 인파로 북적이는 상황에서도 미세먼지 농도는 48㎍/㎥, 52㎍/㎥을 넘지 않았다. 지하철 내부와 비슷한 수치다.

퇴근 후 저녁으로 라면을 먹었다. 집에서 고기나 생선을 굽지 않기 때문에 평소처럼 라면을 끓였다. 미세먼지 농도는 83㎍/㎥, 88㎍/㎥. 이날 하루 측정한 농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였다. 가스레인지 탓이 아닐까 생각된다. 냄비에 물을 끓이는 것만으로도 농도가 73㎍/㎥, 77㎍/㎥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환풍기를 켰지만 농도는 그대로였다. 환기를 시키고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니 미세먼지 농도가 빠르게 내려갔다.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를 통해 주로 머물거나 자주 다니는 장소의 미세먼지를 측정해 보는 걸 추천한다. 실외 뿐 아닌 실내도 미세먼지에서 자유롭지 않아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건강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면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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