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주요기업·공공기관·금융권 인사담당자 '채용 전망'
대다수가 "작년과 비슷하거나 악화"
15%는 "신규채용 20%이상 축소"
가장 큰 변수는 "경기침체" 꼽아
[ 공태윤 기자 ] 국내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8명은 올해 취업시장에 대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어두울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정보기술(IT) 및 연구개발(R&D) 분야 인력 수요는 올해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 10곳, 공공기관 10곳, 금융기관 6곳 등 모두 26곳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2019년 일자리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50%는 ‘올해 취업시장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34.6%는 ‘지난해보다 더 어두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취업시장이 밝을 것’이라는 응답은 11.5%에 그쳤다.
80% “면접 더욱 강화”
당장 3월부터 시작되는 상반기 공채에 대해 응답자의 35%는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채용규모를 묻는 질문에 15.4%는 ‘신규채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용 방식은 ‘신입공채를 통해 뽑겠다’는 응답이 65.4%로 여전히 높았다. 수시채용 방식으로 경력직을 채용하겠다는 응답은 23.1%에 그쳤다.
인사담당자들은 ‘채용 수요가 많은 분야’를 묻는 질문에 ‘영업·마케팅직’(26.9%)을 가장 많이 꼽았다. R&D와 프로그램 기획·개발 분야도 각각 23.1%로 높게 나왔다. 기업들의 디지털 분야 확대와 O2O(온·오프라인) 기반 기업이 증가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용 절차에선 ‘면접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80.9%에 달했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지원자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사담당자의 34.6%는 ‘블라인드 채용이 방향은 옳지만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공기업 인사담당자는 “블라인드 채용이 지원자의 선입견을 배제해 채용의 공정성을 가져온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갑작스런 도입으로 열심히 스펙을 쌓아온 지원자들에게는 오히려 역차별이 된 채용제도였다”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인상 채용시장에 악재
올해 공공분야 취업시장은 대체적으로 맑지만 민간분야는 국내외 변수로 흐릴 전망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공무원 6만3677명 선발)에 이어 올해도 공무원 채용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은 올해 2만3307명을 신규 채용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 주도 일자리 창출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80.9%는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보다 민간기업이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응답했다.
인사담당자들은 취업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국내외 경기침체와 불투명한 경기전망’(65.4%)을 꼽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미·중 무역전쟁, 세계 경제 성장률 저하 등 국내외 변수들이 채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의 문재인 정부 일자리정책에 대해선 응답자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일자리정책의 평가점수를 묻는 질문에 38.5%가 C학점, 11.5%가 D학점이라고 응답했다. 3.8%는 F학점으로 평가했다. B학점은 34.6%였고, A학점은 3.8%에 불과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