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보험사 설립을 준비 중인 한화손해보험이 IT 시스템을 구축할 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한화손보에 따르면 전날 신설 디지털 보험사를 위한 IT시스템 구축 사업자 접수를 마감했다. 당초 예정한 마감 시한은 9일 오후 4시까지였으나 돌연 10일까지 연장했다.
한화손보 측은 이번 제안서 입찰에 대해 마감을 연장한 이유와 몇 개 업체가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제안서 접수는 지난해 진행한 첫 번째 입찰에 이은 재입찰로 그동안 한화손보는 신설 디지털 보험사를 위한 IT시스템 구축 사업자를 모집해왔다.
첫 번째 입찰에 이어 두 번째 입찰도 마감을 늦춰 지원을 받은 것이다. 당초 한화손보는 지난해 10월 IT 시스템 구축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첫 입찰을 공지했으나 제안서 마감 이틀을 앞두고 접수 마감 일정을 연기했다. 그러나 입찰요건 성립이 안 돼 유찰됐다.
이는 클라우드 사업자 및 UBI(운전습관 연계 자동차보험) 연계 솔루션에 대해 제안서 마감일정까지 사전 선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화손보는 별도 공지 예정인 일정에 따라 제안 설명회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 내용은 인터넷 보험사 운영을 위한 업무시스템 전반, IT인프라 환경 구축 등을 담고 있으며 사업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약 10개월이다.
한화손보의 인터넷 보험사가 빠른 시일 내에 출범하기 위해서는 IT 시스템을 구축할 업체 선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인터넷 전문보험사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최근 소비자들이 간편한 인터넷 가입을 선호하는 트렌드와 다양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보험사들도 인터넷 보험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CM(온라인)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화손보는 지난해 10월 SK텔레콤, 현대자동차와 함께 인터넷 전문보험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차별화된 상품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손보의 인터넷 보험사에 대해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내비게이션 앱인 'T맵'으로 빅데이터를 쌓은 SK텔레콤과의 협업으로 한화손보가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제기된다.
반면 인터넷 보험사는 판매수수료와 인건비를 줄일 수는 있지만 온라인 광고·마케팅 지출이 많아 실제 수익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루는 상품이 소액·단기보험 위주이다 보니 수익성이 다른 판매 채널 대비 낮기 때문이다. 모든 보험사가 인터넷 채널 확대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화손보가 인터넷보험사를 통해 대형사의 과점 구도를 뛰어 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일부 손보사가 자동차보험을 위주로 영업하는 인터넷 보험사의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한화손보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보험사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