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LCD·OLED·태양광 시장까지…'제조장비 영역' 넓혀가는 에이디엠

입력 2019-01-07 17:35
수정 2019-02-20 15:20
주력 제품은 'IR오븐 장비'
LCD용 강화유리 정밀 건조
OLED 핵심 '파인메탈마스크'
국산화 성공…국내 점유율 90%

수요 증가 전망에 과감히 투자
작년 클린룸 이어 올해 공장 신축


[ 강태우 기자 ]
7일 충남 천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조기업인 에이디엠(대표 정인택)의 기술개발연구소. 연구원 4명이 최근 개발한 휴대폰 배터리 포장 자동화 설비 성능을 측정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2016년 장비 개발에 나섰다가 3억원의 투자금을 날렸다. 하지만 추가 자금을 들여 지난해 9월 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대기업에 첫 자동화 라인을 구축했다. 최세진 연구개발팀장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인건비는 절감하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자동화 설비를 납품해 매출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에이디엠은 신제품 개발을 바탕으로 올해 설비투자와 공장 신축을 본격화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억원을 들여 본사 공장 1155㎡에 클린룸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60억원을 투자해 9900㎡ 부지에 제2공장을 신축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국내 OLED 설비투자 시장이 위축됐지만 올해는 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에 맞는 과감한 투자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OLED 장비 수요가 증가하는 올 하반기 신공장의 OLED 장비 생산이 본격화되면 내년엔 5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용 강화유리를 건조·경화시키는 IR오븐 장비와 스마트폰 OLED 핵심 부품인 파인메탈마스크 제조장비를 대기업에 납품해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력 아이템인 IR오븐 장비는 특수히터와 급배기 시스템을 적용해 450~500도까지 온도제어가 가능하다. 높이 4m, 무게 6t 규모의 대형 설비로 강화유리 전체에 균일한 온도로 가열하는 정밀 건조·가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에는 스마트폰 OLED 공정에 사용되는 파인메탈마스크(FMM·500ppi급) 제조장비를 국내 처음 개발했다. 디스플레이 화소를 형성하는 핵심 부품인 파인메탈마스크는 종이보다 얇은 메탈 소재판으로 유리에 유기물 입자를 입히는 증착부품이다. 이용선 경영지원팀 이사는 “수백만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초고정밀 가공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수입에 의존한 FMM 장비를 국산화했고,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 현재 국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2003년 천안의 한 반도체 회사에서 퇴사한 뒤 이듬해 자본금 7000만원으로 창업했다. 반도체 장비 부품 생산을 시작으로 반도체 자동화 설비 및 LCD와 OLED 장비를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엔지니어 6명을 채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겠다"며 "사업 확장을 위해 태양광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