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가 뒤흔든 사건
연초 코스피 2600 기쁨도 잠시
美·中 통상 갈등에 하락 이어져
골드만은 사상최대 공매도 징계
[ 강영연 기자 ] 올 한 해 주식시장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렸다. 연초 주가지수 3000 돌파라는 장밋빛 전망으로 시작했지만 안팎에서 밀려드는 악재에 신음했다.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26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28일 고점 대비 21.71% 떨어진 채 마감했다. 올 한 해 증권가를 뒤흔들었던 사건을 정리했다.
올해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미·중 무역분쟁이었다. 단순한 ‘입싸움’으로 여겨졌던 두 나라 간 갈등은 지난 7월6일 미국과 중국이 상호 500억달러 상당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패권전쟁으로 확대돼 코스피지수는 미·중 양국 정상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했다.
4월엔 삼성증권의 배당사고가 투자자에게 큰 충격을 줬다. 삼성증권이 직원들에게 배당금 대신 주식을 잘못 배당했고, 이를 일부 직원이 대량 매도하면서 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주식의 매매가 체결돼 공매도 폐지 논란으로 번졌다. 비슷한 사고도 이어졌다. 5월 골드만삭스가 차입하지 않은 상장주식 156종목을 매도 주문해 공매도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 8월에는 유진투자증권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해외 주식권리 배정을 하면서 한 고객을 누락시켜 이른바 ‘제2의 유령주식 사태’로 비화했다.
바이오 종목은 업계 대표주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았다. 2월9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였던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했다. 셀트리온은 단숨에 유가증권시장 3위에 올라서며 바이오 랠리를 이끌었다. 하반기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로 거래가 정지(11월15일)돼 충격을 줬다. 8만 명이 넘는 소액주주의 돈이 한꺼번에 묶였다.
한국 증시 간판주인 삼성전자가 50 대 1의 비율로 액면분할돼 재상장된 것도 올해 주요 사건 중 하나다. 삼성전자 재상장에 따른 거래정지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이 나섰다. 거래정지기간은 기존 15거래일에서 3거래일로 단축됐다. 시장은 200만원을 넘던 주당 가격이 5만원대로 내려오면서 유동성 증가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했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 둔화 등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초 4만원 선이 깨졌다.
10월은 코스피지수가 한 달 동안 13.37% 급락하며 ‘검은 10월’로 기록됐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시기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도 함께 조정받으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됐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