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판매 부진…신차효과 불투명
기아차 등 그룹株도 일제히 하락
[ 임근호 기자 ] 현대자동차 주가가 약 9년 만에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분기에 일회성으로 대규모 리콜 비용을 반영했지만 실적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4000원(3.94%) 하락한 9만7500원에 마감했다. 2009년 11월27일(9만4600원) 후 최저다. 종가 기준으로 10만원 선이 깨진 것도 2009년 11월30일(9만9000원) 후 약 9년 만이다. 이날 기아자동차가 4.71% 떨어진 것을 비롯해 현대모비스(-3.40%), 현대위아(-3.83%), 현대글로비스(-2.10%) 등 현대차그룹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한 국내 매체가 현대차와 기아차가 세타2 엔진 발화 원인과 관련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거짓 보고한 결과 8조원에 이르는 리콜 비용을 물고 형사 처벌까지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이 낙폭을 키웠다.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반등하지 못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그만큼 현대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가 조심스럽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품질 이슈보다 현대차가 미국과 중국에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공장을 많이 지었는데 판매 부진에 가동률이 낮아져 막대한 고정비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올해 미국과 중국에서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둔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며 “내년에도 뚜렷한 신차 효과를 보기 어려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현대차의 경영 환경은 불확실성이 크다”며 “국내에서 개별소비세 인하가 올해 말 종료되고, 미·중 무역분쟁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어 신차 수요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