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은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는 中업체들의 협공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화웨이, 점유율 14%로 2위 올라
[ 이승우 기자 ] 삼성전자의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3.3% 줄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점유율 1위 자리가 위태롭다.
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스마트폰 7230만 대를 출하했다. 점유율 20.1%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격차는 줄어들었다.
화웨이는 5180만 대를 출하해 14.4% 점유율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에 이어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애플의 출하량은 4690만 대로 점유율은 13.0%였다. 샤오미(9.2%)와 오포(8.7%)가 뒤를 이었다. 3분기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3억6000만 대로 작년 3분기 3억9310만 대 대비 8.4% 감소했다. 4분기 연속 감소세다.
삼성전자는 1위를 유지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전(8340만 대)보다 13.3% 줄었다. 반면 화웨이는 32.5%, 샤오미는 19.1% 증가했다.
SA는 “화웨이는 북미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시아,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며 “삼성전자는 화웨이, 샤오미 등에 밀려 대규모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점유율 29.8%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3.1%로 2위였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만회를 위해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했다. 2분기에 격차를 좁힌 것으로 나타났지만 3분기 들어 다시 점유율이 벌어졌다. 중국에선 1%대를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에, 중저가 시장은 중국 업체들로부터 협공을 받는 모습이다. 애플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0.4% 증가에 그쳤지만 아이폰 평균 판매가격이 793달러로 1년 전(618달러)보다 30% 가까이 오르며 순이익도 32% 증가한 141억달러(약 15조97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아이폰X부터 시작된 애플의 고가 전략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중저가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중국 업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갤럭시S·노트 등 플래그십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에 트리플·쿼드 카메라 같은 신기술을 먼저 적용해 중국과 아시아 신흥시장에 선보였다.
최근에는 중국 시장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한 갤럭시A6s를 출시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응하는 신제품과 화면을 접는 폴더블폰 등 ‘게임 체인저’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