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플랫폼 개방해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
김병학 카카오 부사장
누구나 카카오아이 활용해
서비스 콘텐츠 개발 가능
카카오톡 챗봇도 외부 공개
[ 김주완 기자 ]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생태계 조성에 본격 나선다. 자사 AI 플랫폼인 ‘카카오아이’를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다. 우선 집과 자동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연말에 AI 플랫폼 개방
카카오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2018’을 통해 이 같은 전략을 발표했다. 김병학 카카오 AI랩부문 총괄부사장은 “누구나 카카오아이 환경에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카카오아이를 외부에 개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오는 12월 ‘카카오 디벨로퍼스 사이트’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우선 플러그인 방식으로 카카오아이를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플러그인이란 기존 디지털 콘텐츠 등을 카카오아이가 적용된 제품에 쉽게 유통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 AI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에 “헤이 카카오, 한국경제신문 오늘 1면 톱 기사 읽어줘”라고 음성명령을 하면 한국경제신문이 만든 관련 콘텐츠를 끌어다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한국경제’라는 호출로 다른 콘텐츠와 헷갈리지 않게 소비자에게 원하는 콘텐츠를 바로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지금은 업비트(가상화폐 시세 등), 매일 미사(성경 구절 낭독 등) 등의 일부 콘텐츠가 플러그인 방식으로 카카오미니에서 제공된다. 또 카카오톡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인 ‘카카오톡 챗봇(대화 로봇)’도 외부에 공개한다. 현재는 카카오와 협약을 맺은 업체나 개발자만 카카오톡 챗봇을 이용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카카오아이의 강점 중 하나는 카카오미니(AI 스피커)와 카카오톡 챗봇(모바일 메신저)에 동시에 쓸 수 있는 서비스를 한번에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과 자동차 우선 공략”
카카오가 카카오아이를 개방하기로 한 것은 AI 플랫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네이버 클로바 등 국내외 인터넷 기업들과 AI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달 AI 음성인식 비서 기능을 통합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AI가 모든 IT의 바탕이 될 전망이기에 AI를 주도하는 기업이 관련 산업을 선도하게 된다”며 “카카오로선 경쟁사보다 우군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AI가 주로 쓰일 영역부터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집과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실생활에서 AI는 주로 음성명령 방식으로 활용돼서다. 이석영 카카오 AI 서비스팀장은 “음성명령은 외부에서 사용하기 부담스럽다”며 “닫힌 환경인 집과 차에서 AI가 성공하면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음성과 카카오톡 문자로 조명, 난방, 가전 등 집안에 있는 기기를 제어하는 서비스를 GS건설, 포스코건설과 협업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카카오아이 기능의 스마트홈 서비스 카카오홈을 적용한 아파트를 이달 공개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음성으로 자동차를 다루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카카오와 함께 준비 중이다. 내년에 카카오미니 기능을 적용한 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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