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분쟁이 10년 만에 매듭을 짓게 됐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양측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조만간 내놓을 최종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조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송했다. 답변 마감일인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2차 조정안을 내용과 상관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반올림도 분쟁조정위원회의 제안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백지’ 상태의 2차 조정안에 대해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실마리를 찾게 됐다.
2차 조정안에는 새로운 질병에 대한 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2014년 12월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전자·반올림 등의 합의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는 2015년 7월 1차 조정안을 발표했었다. 조정안에 대해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각각 수락하거나 거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1차 조정안은 발표된 직후 합의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조정안 발표 두 달 후 삼성전자가 자체 보상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130여 명의 보상이 이뤄졌다.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자체 보상을 거부하며 2015년 10월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1000일여간 천막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조정위원회는 2차 조정안을 빠르면 오는 9월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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