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젊은 리더십 갖춘 기업들, 새로운 기업가 정신 기대한다

입력 2018-07-02 17:44
한국 대표기업들이 ‘창업 3·4세 오너’ 체제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구광모 회장을 맞은 LG의 ‘4세 경영’은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너 승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겠지만, 이들 앞에 ‘변혁기를 돌파할 새로운 기업가 정신 발휘’라는 막중한 과제가 던져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한국 대표기업들은 밖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고, 안으로는 지배구조 개편, 경영 혁신, 이미지 쇄신 등 저마다의 ‘유산비용’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생존’과 ‘성장’이라는 만만치 않은 두 과제가 동시에 던져진 셈이다. 창업과정을 함께 겪은 1·2세 오너와는 성장배경부터 다른 3·4세는 글로벌 혁신기업의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고 창의적인 리더십으로 기존 경영시스템을 혁신하고 기업구조와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한다면, 이들 기업은 또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젊은 오너들이 앞으로 어떤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줄지 주시하겠지만, 기업가 정신도 환경에 따라 진화를 요구받는다. 지금처럼 자고나면 ‘파괴적 혁신’이 밀려들 정도로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과거의 기업가 정신이 그대로 통할 리 없다.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새로운 기업가 정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 1·2세대가 일궈낸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대를 넘어 3만~4만달러대를 이끌어나갈 기업가 정신이 절실하다. 한국 대표기업의 젊은 리더십이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실험을 끊임없이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때로는 이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기도 하겠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이 그런 과정을 통해 혁신성장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