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에도 癌 경고그림 붙는다

입력 2018-05-14 18:08
담뱃갑 그림 전면 교체

노화 대신 치아변색 포함
12월 23일부터 적용키로
업계 "위해성 근거 부족" 반발


[ 이지현 기자 ]
올해 말부터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암 위험을 알리는 경고그림이 붙는다. 발암물질이 든 궐련형 전자담배의 폐해를 알리기 위해서다. 담배업계 등에서는 이 담배의 유해성이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만큼 경고그림 부착을 재고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담뱃갑에 붙인 11개의 경고그림을 모두 바꾸기로 하고 다음달 4일까지 새 경고그림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상반기에 고시를 개정한 뒤 오는 12월23일부터 경고그림이 바뀐 담배를 판매토록 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흡연의 위해성을 알리기 위해 2016년 12월부터 담뱃갑 경고그림 제도를 도입했다. 2년 만에 이를 모두 바꾸는 이유는 흡연 폐해 경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경고그림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성기능장애 등 10가지 주제다. 경고 효과가 낮던 피부노화 경고그림은 빼고 치아변색을 새로 포함한다. 경고문구도 좀 더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바꾼다. ‘폐암 원인 흡연’과 같은 표현은 ‘폐암 위험 최대 26배’로 수정한다. 나머지 질환도 ‘후두암 위험 최대 16배’, ‘구강암 위험 최대 10배’ 등으로 바꾼다.

흑백 주사기가 그려져 있는 전자담배도 실효성을 높이는 경고그림으로 교체한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니코틴 중독 위험을 전달하는 내용을, 궐련형 전자담배는 암 유발을 상징하는 내용을 새롭게 넣는다. 복지부는 지금보다 경고그림 면적을 넓히고, 로고 브랜드이미지 등을 모두 뺀 무광고 포장(플레인 패키징)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담배업계는 새 경고그림 시안이 공개되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담배협회, 아이러브스모킹 등 흡연자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담배회사, 담배소매인, 흡연자와 소통 없이 결정된 경고그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그림을 다르게 정한 것이 전자담배 경고그림을 종류에 따라 구분하지 않은 현행 국민건강증진법령에 위배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새 경고문구와 그림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을 조사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검사 결과가 나온 뒤 경고그림 도입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발암물질이 적게 들었는지, 많이 들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것 자체가 발암성을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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