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신세계푸드] 커지는 외식시장… 대형 식자재유통업체 위주로 산업구조 재편될 듯

입력 2018-04-12 16:24
식자재유통 업황 전망 - 조상훈 <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채널을 제외한 국내 B2B(기업 간 거래) 식자재유통 시장 규모는 약 48조원(2017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4.4% 증가한 수치다. 외식, 단체급식, 가정간편식 등 전방산업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식자재유통시장은 구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거대한 시장 규모 대비 기업형 업체들의 점유율은 아직 낮다.

B2B 식자재유통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외식 시장의 성장이 전체 시장 성장의 핵심이다. 2006년 31조원에 불과하던 외식시장 규모는 2016년 약 69조원까지 커졌다. 10년간 연평균 8.2% 성장한 셈이다. 최근 3년간 내수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등의 악재로 외식업 경기지수가 하락했지만 외식 시장 규모는 연평균 4.3%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업 경기전망지수는 78.21로 전년 동기(65.14) 및 전 분기(68.47) 대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식업의 성장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임금근로자들이 퇴직 후 대규모 자본이나 특별한 기술력 등 없이 진입장벽이 낮은 외식업 창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음식점 수는 12.2개로 일본의 5.7개, 미국의 1.8개에 비해 월등히 많다. 또한 배달 앱의 범람 역시 외식의 공급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식생활의 외부화가 외식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가구당 월평균 전체 식비는 72만4470원이다. 이 중 30%인 21만9950원이 외식 및 배달로 지출이 되고 있다.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신선 농산물 구입 비중이 높은 데 비해 1인 가구는 외식과 배달, 테이크아웃 등 식생활의 외부 의존도가 높다. 1인 가구 비중이 더 늘어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체급식 시장 역시 물가 상승률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뿐만 아니라 병원, 레저시설 등 다양한 경로에서 급식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효율성과 위생, 품질 등의 요인으로 인해 직영 급식의 위탁 급식 전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부담 및 수주 경쟁 심화에 따른 우려는 프리미엄화를 통한 단가 인상으로 상쇄 중이다.

가공식품 시장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1인 가구 증가, 경제활동인구 증가로 편의성이 높은 가정간편식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0년 이후 연평균 21%씩 성장하며, 작년 기준 3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 기준 한국인의 가정간편식 관련 제품 소비량은 일본인의 15분의 1 수준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품목으로 추정된다. HMR의 고성장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원료 공급기능을 하는 외식, 단체급식 및 가공식품의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식자재유통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식자재유통 시장은 규모가 크고 성장도 기대되나, 수익성은 낮은 상황이다. 효율성이 낮은 원인은 영세업체 중심의 복잡한 유통단계를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2만여 개의 중소업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기업형 식자재유통업체 점유율은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미국 일본 등 산업 고도화가 이뤄진 시장에서 상위 10개 업체의 점유율이 40%를 차지하는 점과 비교하면 국내 식자재유통 시장은 아직 산업화 초기 단계인 것으로 판단한다.

식자재유통 시장은 기업형 식자재유통업체 위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 외식업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가 비프랜차이즈보다 불확실성이 낮고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대기업 자본의 외식 시장 진입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0년 기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비중은 14%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21%까지 상승했고, 이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형 식자재유통 업체들은 대규모 물류센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완벽한 위생관리와 신속한 유통망, 위생 및 안전 전문 인력, 기술도 갖추고 있다. 제조 인프라를 통해 반조리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자재유통업체 주가는 지난해 7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작년 9월 단체급식 관련 정부의 규제와 올해부터 16.4% 인상되는 최저임금 관련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기업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이론적으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의 25~40%가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은 △인력 배치 효율화 △공장 자동화를 통한 수작업 최소화 △급식 단가 인상 등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특히 급식 및 외식 사업장에서 식자재 원물이 아니라 전처리와 가공을 거친 반조리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제조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에 기회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상훈 <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sanghoonpure.cho@sams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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