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지연 기자 ] 미국 3, 4위 이동통신회사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 간 합병 논의가 재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사의 합병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로, 현실화하면 미국 통신시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원하는 ‘버라이즌-AT&T-스프린트 3강구도’로 재편된다.
스프린트는 일본 소프트뱅크, T모바일은 독일 도이치텔레콤이 최대주주다. 손 사장은 2014년과 2017년에도 T모바일 합병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는 2013년 201억달러를 들여 스프린트를 인수한 뒤 이듬해 처음으로 T모바일과의 합병을 모색했다.
손 사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처럼 거대한 통신시장을 두 업체가 양분하면 제대로 된 시장 경쟁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T모바일의 완강한 저항과 미 규제당국의 승인 거부로 인수합병(M&A)은 무산됐다. 이후 스프린트는 T모바일에 이동통신시장 3위 자리를 내줬다.
손 사장은 지난해 11월 다시 양사의 합병을 시도했지만 경영권과 지분 배분 문제에 대해 도이치텔레콤과 합의에 실패했다. 이후 스프린트는 미국 대형 케이블TV업체 차터커뮤니케이션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 등 대안을 모색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손 사장이 이동통신시장 3강 진입을 위해 이번에 ‘삼수’에 나선 것이다. 합병이 성공하면 시가총액 800억달러가량에 1억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해 버라이즌, AT&T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합병 논의를 재개했다는 소식에 스프린트는 17.12% 급등했고 T모바일은 5.67% 올랐다. WSJ는 “협상이 초기 단계”라며 “이전처럼 합의에 도달하지 못 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