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가부채액은 1555조8000억원으로 전년(1433조1000억원) 대비 122조7000억원(8.6%) 증가했다. 발생주의 기준으로 국가부채를 집계하기 시작한 첫 해인 2011년(773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6년 만에 갑절 넘게 부채 규모가 커졌다. 발생주의 국가부채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빚인 국가채무와 미래 지출에 대비해 지금 쌓아둬야 하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를 합한 것을 말한다.
정부가 직접 상환부담을 지는 국채와 지방채 등을 포함하는 국가채무(D1)는 660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다. 국가채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8.6%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국가부채가 증가한 이유로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와 함께 국채 발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를 더 걱정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된 공무원들은 근무기간이 1년 미만이라 지금까지는 연금 충당부채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부채로 잡아야 한다. 정부가 2021년까지 공무원 17만40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한 마당이라 국가부채는 가만히 있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세수(稅收)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국가채무가 늘어났다는 점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세수 호조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는데도 복지 및 일자리 예산 지출은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3% 성장률 시대에 7% 예산지출 증가율이라면 국가부채 증가는 피할 수 없다.
국가부채는 결국 자식·손주 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도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에 빠져 ‘눈덩이 국가부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재정건전화는 정파적 이해를 뛰어넘어 정치의 기본이 돼야 한다. 모든 정책을 입안할 때 재원확보 방안부터 따져보는 ‘페이고(pay-go)원칙’은 재정건전화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