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회장의 '야구 사랑'

입력 2018-03-23 17:53
수정 2018-03-24 07:59
보험컨설팅업 넘겨받은 두산베어스

두타몰로부터 영업양수
야구外 자체 수익원 확보


[ 서기열 기자 ] 두산그룹의 프로야구단 두산베어스가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보험컨설팅업에 진출한다. 그룹 내 사업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대상 보험컨설팅사업부를 이관받아 야구 외 자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조치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두산베어스 구단주·사진)의 야구단 사랑이 반영된 결과라는 전언이다.

두산베어스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두타몰로부터 보험대리점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영업양수는 보험대리점의 영업자산과 부채, 사업권 등 현물출자 방식으로 받는 유상증자 형태로 이뤄진다. 보험대리점 사업권의 가치는 약 216억원으로, 두타몰은 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5457원에 두산베어스 보통주 395만여 주를 받게 된다. 이 거래는 오는 6월9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보험대리점업은 두산그룹 계열사의 보험 관련 컨설팅을 하는 사업부다. 계열사가 자산 및 사업에 대해 보험에 가입할 때 또는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을 상황이 됐을 때 유리한 조건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다. 계열사로부터 보험 자문료를 받는 이 사업부의 매출은 5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베어스가 보험대리점업을 받으면 그 사업부에서 나오는 수익을 선수 연봉, 각종 용품 구입비 등 구단 운영비로 사용할 수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두산베어스가 자체 수익원을 늘려 구단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산베어스의 2016년 매출은 519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6억원에 불과했다. 금융비용 등을 계산하면 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프로야구 구단은 입장료 수입을 비롯해 유니폼과 같은 기념품 판매, 방송중계권료 수입 등 야구 관련 사업만으로 수익을 올린다. 반면 한국의 프로야구단 대부분은 대기업 산하 조직으로 자체 수입으로는 운영비를 충당하지 못한다.

여러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받는 광고 수입으로 모자란 운영비를 메우는 구조다. 계열사들은 가장 인기 많은 프로스포츠인 야구단을 지원해주면서 경기장과 TV 등에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효과를 얻는다.

두타몰에서 보험업 사업을 분리한 것은 유통부문을 강화하는 변화의 일환이다. 최근 (주)두산은 별도 법인이었던 두타몰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두산이 갖고 있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과 동대문에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두타몰을 합병해 그룹의 유통부문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그 과정에서 유통사업과 관련 없는 보험대리점 사업부를 두타몰에서 두산베어스로 이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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