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국민 칵테일 '잭콕'의 귀환

입력 2018-03-14 17:50
수정 2018-03-15 16:58
이유정 기자의 알고 마시는 위스키


아메리칸위스키 잭다니엘(사진)은 2000년대 성인이 된 사람들이 꼽는 인생 첫 위스키다. 많은 이들이 당시 유행했던 웨스턴바에서 ‘잭콕(잭다니엘+콜라)’이라는 칵테일로 잭다니엘 그리고 위스키를 처음 접했다. 콜라와 섞이면서 위스키 특유의 쓴맛이 사라지는 데다 나름대로 괜찮은 술(양주)을 마신다는 만족감, 1만원 이하의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덕분에 잭콕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메리칸위스키와 버번위스키를 똑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아메리칸위스키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위스키를 지칭하고, 버번위스키는 그중 하나다.

버번은 미국 켄터키주 동북부의 지명으로, 버번위스키는 이 지방에서 생산되고 옥수수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위스키를 말한다. 짐빔이 대표적이다. 잭다니엘은 테네시위스키다.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고 그을린 새 오크통에서 숙성시키는 생산방식 등은 기본적으로 버번위스키와 같지만 증류 후 ‘단풍나무 숯 여과 과정(차콜멜로윙)’을 거친다는 점이 다르다. 이 과정을 통해 좀 더 부드럽고 덜 스파이시한 특유의 풍미를 지닌 위스키가 된다.

잭콕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고기와 잘 어울리는 위스키 잭다니엘과 역시 고기와 잘 어울리는 탄산음료 콜라를 같이 마시다가 언제부턴가 섞어 먹은 게 ‘잭콕’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국내에서도 ‘국민 칵테일’로 불리던 잭콕의 인기는 2010년대 이후 시들해졌다. 술 종류가 워낙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2008년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위스키 시장도 영향을 줬다. 연간 4만5000상자 수준이었던 잭다니엘 판매량은 2015년 2만9000상자까지 감소했다.

‘추억의 술’이 되는 듯했던 잭다니엘이 최근 다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혼술’ ‘홈술’ 트렌드의 영향이다. 콜라만 섞으면 되는 간단한 제조법(비중 차이 때문에 반드시 잭다니엘을 먼저 따르고 콜라를 섞어야 함), 피자나 햄버거 등 느끼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점 등 때문에 마트나 편의점에서 잭다니엘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꿀을 탄 잭다니엘허니에 맥주를 섞는 ‘잭허니비어’도 요즘 뜨는 칵테일이다.

잭다니엘을 판매하는 한국브라운포맨에 따르면 이전에 10% 수준이던 잭다니엘의 가정 판매 비중이 지난해 25%까지 늘었다. 전체 위스키 시장은 줄고 있지만, 잭다니엘 판매량은 2016년 3만1000상자에서 지난해 3만2500상자로 증가했다.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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