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르면 5일 내정자 발표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
관료 출신은 막판 배제돼
박상용, 유력 후보로 부상
'정통 한은맨' 이광주 거론
이주열, 연임 가능성도
"국회 청문회가 최대 변수"
[ 김은정 기자 ] 차기 한국은행 총재 지명이 임박한 가운데 최종 후보군이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67), 이광주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67), 이주열 한은 총재(66) 등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후보군에 포함된 관료 출신은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통화정책이 변곡점에 있는 만큼 통화정책 역량도 중요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세운 7대 인사원칙에 따라 ‘깐깐한 검증’을 거쳐야 하는 첫 한은 총재라 무엇보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1일 한은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다음달 1일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한은 총재 후보군을 압축하고 막판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 전체 7명의 후보 중 1차 검증을 거쳐 박 교수, 이 전 부총재보, 이 총재 등으로 최종 후보군을 압축했으며, 이들 외에 학자 출신 중 한 명이 추가 검증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검증을 서둘러 마무리한 뒤 이르면 오는 5일 내정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는 20일 이내 청문회를 열어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한은 인사에 밝은 정치권 고위관계자는 “자천타천으로 노무현 정부 때 관료를 지낸 인사가 몇몇 거론됐지만 관료 출신이 한은 총재로 가면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문제가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여러 곳에서 제기돼 후보군 압축 과정에서 관료 출신은 배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로써 차기 한은 총재는 학자와 한은 출신 ‘OB(올드보이)’ 간 경쟁 속에 이 총재 연임 카드가 살아 있는 3파전 구도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박 교수는 막판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노무현 정부 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지냈다. 이 총재와는 연세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다.
이 전 부총재보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75년 한은에 입행한 정통 ‘한은맨’이다. 이 총재와 부총재 자리를 두고 경합했다가 2010년 퇴임했다.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실질적으로 이끈 주역인 데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뛰어나 국제 정세에 밝다는 장점이 있다.
이 총재 연임 카드는 인사 검증 과정이 길어지면서 막판에 다시 고려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가 연임하면 김성환 전 한은 총재(1970년 5월2일~1978년 5월1일) 이후 첫 연임 사례가 된다.
공교롭게도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3명의 후보자 모두 연세대 출신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내정자 결정 과정에서 통화정책 역량과 함께 도덕성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 검증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기존 5대 인사원칙(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적 재산 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등 불가)에다 음주운전과 성 관련 범죄를 추가해 7대 원칙을 세웠다. 2013년 말 한은법 개정으로 총재도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2014년에도 당초 거론되던 유력 인사들이 청와대 인사 검증에서 잇따라 낙마하면서 이 총재가 발탁됐다. 한은 출신은 상대적으로 개인 관리에 철저해 인사청문회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통화정책 역량이 중요한 자질로 주목받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된 인사청문회 기준을 처음 적용받는 사례인 만큼 무엇보다 도덕성 검증에 주력하는 것으로 안다”며 “막판 내정자 결정이 지연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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