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티켓부터 비트코인 채굴기까지… 유행에 편승해 기승부리는 인터넷 사기 거래

입력 2018-02-21 17:42
수정 2018-02-22 07:32
매진된 티켓 판다 속여 돈 '꿀꺽'
직거래 피하고 계좌이체만 고집

비트코인 열풍에 채굴기 사기
35명에게서 4700만원 가로채

인터넷 사기 거래 급증하지만
안전결제 '에스크로' 서비스는
수수료 비싸고 절차 복잡해 외면


[ 황정환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 티켓부터 가상화폐 채굴기까지 최신 유행 아이템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판매 사기가 급증세다. 한국사회 특유의 ‘쏠림’ 현상으로 인기 품목에 수요가 몰리다 보니 허술한 속임수에도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결제대금을 금융회사가 보관했다가 배송 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 서비스가 있지만, 높은 수수료와 복잡한 절차 탓에 외면받고 있다.

◆가짜 올림픽 티켓 팔아 1200만원 ‘꿀꺽’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입장권을 판매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한모씨(32)를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한씨는 지난달 11일부터 대형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 쇼트트랙·아이스하키 경기 입장권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32명에게서 1200만원을 가로챘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입장권 사진을 내려받아 자신의 것처럼 게시하는 단순 사기 수법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속아 넘어갔다. 계좌이체로 돈만 먼저 받아 챙긴 뒤 연락을 끊는 수법이다.

올림픽 개막 후 중고나라에는 티켓, 기념 주화, 마스코트 인형 등 관련 물품 판매글이 하루 400~500개 게시되고 있다. 국가대표팀 경기 티켓은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다.

이처럼 유행 아이템은 인터넷 사기 거래의 단골 표적이다. 대전서부경찰서는 작년 7월 비트코인 채굴기, 게임기 등을 판다며 중고거래 카페에서 35명에게서 4728만원을 가로챈 A씨(22)를 구속했다. A씨도 한씨처럼 인터넷에 떠도는 비트코인 채굴기 사진을 보여준 뒤 돈이 입금되면 연락을 끊는 단순 수법을 썼다. 경찰 관계자는 “유행 아이템으로 수요가 몰리다 보니 조금만 싸게 나와도 경쟁이 붙고, 의심 없이 돈을 입금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결제 에스크로 중고 거래에선 외면

인터넷 중고거래 사기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5만6667건에서 2016년 10만369건으로 급증했고, 작년에도 9만2636건으로 10만 건에 육박했다. 대부분이 중고물품 거래 사기다. 건당 피해액은 적지만 인터넷 사기는 전체 사이버 범죄의 70%를 차지한다. 피해 규모도 4000억~5000억원대에 달한다.

판매자와 대면 거래하거나, 에스크로 계좌 사용이 사기를 피할 대안이지만 이를 활용하는 사례는 드물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두 에스크로 사용을 꺼린다. 복잡한 회원가입 및 계좌등록 과정이 필요한 점이 장애 요인이다. 거래액수와 결제방식에 따라 거래액의 0.5~2%가 거래수수료로 붙고, 건당 1000~2000원의 안전거래 수수료가 추가된다. 40만원짜리 물건을 에스크로로 거래할 때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는 중고나라 제휴사인 유니크로 기준으로 9000원에 달한다.

인터넷 사기로 피해신고가 들어온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경찰청 사이버캅에 접속해 확인해보는 것도 사기를 피하는 한 방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급적 직거래를 선택하되 피치 못할 때는 다양한 인증을 요구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에스크로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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