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바이오주… 적정 가치 평가 '고민되네'

입력 2018-01-18 17:10
증권사들 "PER 해외보다 높다"
성장성·점유율 등도 따져봐야


[ 윤정현 기자 ] 단기 급등했던 바이오주가 조정 기미를 보이면서 적정 가치 평가를 어떻게 해야 할지 투자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목표주가뿐 아니라 산정 과정에서의 논리와 근거를 잘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노무라금융투자가 지난 16일 셀트리온 목표주가를 23만원으로 제시하며 ‘비중 축소’ 의견을 내놓자 이 회사 주가는 17일 9.76% 급락했다. 18일에는 1.85% 상승한 31만9300원에 장을 마쳤지만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매도’라고 쓰지 않았을 뿐 국내 증권사도 사실상 숫자로는 노무라금융투자와 비슷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노무라금융투자가 목표주가를 계산할 때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47배다. 최근 5년간 평균 PER이어서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대부분 40배 수준의 PER로 목표주가를 냈다. IBK투자증권은 해외 유사 기업 바이오콘의 PER 38배에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폭을 감안한 15%를 더해 PER 43배를 적용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6년 평균 PER인 42배를 적용했다. 올해 예상실적 기준으로 글로벌 대형 바이오 회사인 애브비(13.0배) 바이오젠(9.8배) 암젠(9.9배) 등에 비해 높은 PER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 셀트리온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열 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24만500원으로 현재가를 크게 밑돈다. 성장성을 고려해 전문가들이 예상한 적정 가치보다 시장에서 더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괴리율이 커지면서 아예 관련 보고서 자체가 뜸해졌다. 연초부터 셀트리온이 연일 급등했지만 올 들어 발간된 분석 보고서는 두 건뿐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달라진 것은 없는데 단기간 가파르게 주가가 뛰다 보니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다.

제약·바이오주는 성장에 대한 기대 때문에 PER이 높은 편이지만 신약 개발 기간이 길고 기술 수출이나 승인 이후 유통과 관련한 변수도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목표주가나 투자의견만 볼 것이 아니라 성장성과 점유율을 함께 고려해 주당순이익(EPS)을 책정했는지 봐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적정하게 PER을 정했는지 등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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