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UAE 방문 왜?… 커지는 논란

입력 2017-12-18 17:48
"'탈원전 불만' UAE 무마 목적" 의혹 제기에 청와대 "사실 아니다"

14년 만에 비서실장 특사 파견… "파견부대 격려"에도 논란 확산
한국당 "청와대가 진위 밝혀라"


[ 조미현/박종필 기자 ] 청와대는 지난 1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목적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관련한 UAE 측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언론 보도를 18일 부인했다. 하지만 특사 파견 시점과 이유에 대한 의혹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임 실장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 예방 시 원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원전 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는 원자력이사회 의장이 아니라 아부다비 행정청장 자격으로 배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UAE 측에서 ‘항의를 목적으로 방한 계획이 있다’는 내용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청와대의 부인에도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로 외국에 파견된 건 노무현 정부 문희상 실장 이후 14년 만이었다. 문 실장은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특사 자격으로 갔다. 청와대는 임 실장이 파견 부대 격려 차원으로 중동을 방문했다고 하면서도 특사 자격으로 UAE와 레바논 지도자를 만난 이유를 속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청와대는 임 실장이 출국하고 하루 뒤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訪中) 하루 전인 지난 12일 중동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이날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임 실장이 UAE에 간 부분도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기인한 것 아니냐고 보이는데 방문 목적과 사유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분명한 보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무리한 탈원전 정책의 당위성을 확보하고자 국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전임 정권에 보복을 가하려다 외교 문제를 야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진위를 밝혀야 한다”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UAE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들었다”며 “임 실장의 UAE 방문이 이와 관련된 것이라면 정부는 하루속히 진실을 밝히고 어떻게 대처할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미현/박종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