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서울브랜드기업 포커스]'보통사람'을 위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파운트…"내년 1위 목표"

입력 2017-12-15 09:14


'알파고'의 등장 이후 금융회사들이 앞다퉈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정작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소비자는 적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미래에 오를 주식을 예측해 대신 투자해 주는 예언가가 아니다. 낮은 수수료와 안정적인 위험관리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종잣돈을 불려주는 자산관리사다.

벤처기업 파운트는 이런 로보어드바이저의 특성을 활용해 자본금이 적은 사람들도 자산관리를 받고,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헬스트레이너처럼 개인 맞춤형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조언하는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실현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수익률 17.65%…"위험 관리 집중이 비결"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하던 김 대표는 2015년 5명의 직원과 파운트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부자뿐 아니라 보통사람들도 자산관리를 맡겨야 하는 저금리 시대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크게 성장하리라 판단했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창업 이후 그는 보통사람을 위한 자산관리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기보다는 손실을 줄이고 보통사람의 노후자산을 만들어주는 것에 집중한 것이다.


투자방식도 안정성과 위험회피에 초점을 맞췄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상품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중 우상향하는 자산을 고르되 또 다른 자산으로 위험을 회피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찾은 다양한 바구니들에 달걀을 나눠 담는 셈이다.

김 대표는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있지만, 고객들에게 약속한 만큼의 수익률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4월부터 상품을 출시한 파운트는 현재 약 878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중 2위다. 연 환산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17.65%, 낮은 상품은 6%다. 위험 대비 초과수익률인 샤프지수는 0.8~1.2다. 보통 상위 2%의 자산관리사만이 샤프지수가 1이 넘어간다.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진행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 베드'에서는 파운트의 기술을 적용한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중위험 포트폴리오 부문에서 각각 은행권 수익률 1위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짐 로저스도 반한 기업
성과에 힘입어 파운트는 내년부터 자체적인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파운트는 그동안 우리은행, 기업은행, 트러스톤자산운용, 현대차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과 손을 잡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김 대표는 "내년 1월께 투자일임업 허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를 내놓고 규모가 적은 고객들의 자산부터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비트코인을 활용한 상품을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때맞춰 금융산업 환경도 파운트에 우호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직접 판매 지점을 찾아가지 않고도 자산 등을 맡길 수 있는 '비대면 일임'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운용금액 기준, 고객만족도 기준으로 1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운용자금 증가세를 고려하면 내년 2000억원 정도를 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마치 헬스 트레이너가 운동과 식단을 관리해주듯이 투자뿐 아니라, 지출 관리, 보험 추천 등 자산관리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파운트의 비전이다.

김 대표는 "평소 소비 패턴을 파악해 술값을 아껴 투자하라고 조언하거나 알맞은 보험을 추천하는 등의 서비스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챗봇 기업인 파운트AI도 만드는 등 다양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파운트의 이 같은 비전은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세계 3대 투자전문가인 짐 로저스도 파운트에 투자를 단행하고, 고문까지 맡았다. 파운트는 이외에도 우리은행, 기업은행, 신한금융 등으로부터 현재까지 약 58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 하이서울 브랜드란
서울시와 SBA가 서울 소재 우수 중소기업에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 서울시 홍보 슬로건 '하이 서울(Hi Seoul)'을 활용해 만들었다. 세계 10대 도시 서울의 브랜드 파워를 십분 활용하자는 취지다. SBA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사업성과 기술성을 보유한 혁신형 중소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을 주고, 다양한 마케팅 지원으로 이들 기업의 국내외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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