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의 기업 구조혁신] 회원제서 대중제로… 골프장 구조조정 '롤모델'

입력 2017-12-07 17:35
(7) 안성Q 골프장 회생시킨 케이스톤파트너스

회원제 골프장 안성Q 분양실패로 부채만 3000억

M&A 후 대중제로 전환
합리적 가격에 고급시설 이용
연간 8만명 골프 애호가 몰려
법정관리 골프장 가치 1300억으로


[ 이지훈 기자 ] “골프 애호가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회원제 골프장의 품격을 즐길 수 있도록 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죠.”(유현갑 케이스톤파트너스 대표)


3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부채와 영업손실에 시달리던 안성Q 골프장은 수원지방법원에 골칫거리였다. 2010년 회원제 골프장으로 문을 열었지만 회원권 분양에 실패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운용사인 태양시티건설은 2012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태였다. 돌릴수록 적자가 나는 골프장을 어떻게 회생시킬지 막막하던 차에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케이스톤파트너스가 ‘구원투수’를 자처했다. 케이스톤은 “수도권 시민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제 골프장으로 바꿔 잘 관리하면 충분히 회생시킬 수 있다”는 계획을 법원에 제출하고 2013년 6월 ‘회생계획 인가 전 기업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안성Q 골프장을 인수했다. 스크린골프 1위 업체 골프존과 함께였다. 안성Q는 파산 직전의 회원제 골프장을 PEF 운용사가 인수해 프리미엄 대중제 골프장으로 회생시킨 첫 사례로 기록됐다.

◆험난했던 인수 과정

2011년 출범한 케이스톤파트너스는 마침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이 가능한 골프장을 물색하고 있었다. 안성Q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여서 대중제로 전환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섰다. 스크린골프에서 오프라인 골프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던 골프존을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였다. 3000억원에 달하던 회생채무를 조정해 약 730억원에 안성Q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케이스톤과 골프존은 현재 안성Q 지분을 각각 85%와 15% 보유하고 있다.

인수 과정은 쉽지 않았다. 회원권 대신 회생채권을 보유하게 된 기존 회원이 회원권 가격의 17%만 돌려받게 되자 “회생계획안 인가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인수 후 대중제 골프장으로 운영했지만 법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지속됐다. 작년 6월 대법원이 케이스톤의 손을 들어주면서 안성Q는 대중제 골프장으로 정식 출범했다. 당시 재판부의 판단은 골프장 운영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원권 가격의 일부만 돌려줄 수 있다고 본 첫 대법원 판례이기도 하다.

◆오프라인 골프장에 IT 접목

케이스톤이 안성Q를 대중제로 전환한 이유는 간단하다. 연간 60억원의 골프장 운영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매출만 확보하면 수익성은 보장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풀부킹’ 골프장이 되면 연간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려 4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케이스톤 컨소시엄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안성Q를 사들인 뒤 채무를 전액 상환했다. 이어 프리미엄 대중제 골프장을 목표로 서비스 질 개선에 돌입했다. 골프장 운영은 골프존 자회사인 골프존카운티가 맡았다. 안성H, 안성W, 골프존카운티 선운 등 오프라인 골프장을 여럿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은 회사다. 골프존카운티는 골프존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했다. 예를 들어 필드에서의 스윙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모든 캐디에게 테블릿PC를 제공하고 스코어카드를 수기에서 전산입력으로 바꿨다. 균일한 그린 관리를 위해 억대 연봉을 주고 그린 관리만 전담하는 ‘그린 키퍼’를 고용한 것도 안성Q의 차별화 포인트다. 회원제 골프장의 ‘고급 시설’과 퍼블릭 골프장의 ‘합리적 가격’을 적절히 융합한 안성Q는 2013년 5만6000명 수준이던 연간 방문객 수를 지난해 8만 명 이상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3년만에 매출 2배로

방문객 수가 늘자 경영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2013년 5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03억원까지 늘었다. 올해는 매출 100억원에 영업이익 35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0억원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

대중제 전환은 연간 30억원 규모의 세금 절감 효과도 이끌어냈다. 회원제 골프장은 개별소비세 등 세금을 1인당 2만2200원씩 추가로 부담한다. 대중제로 전환하면 이런 세금이 모두 사라진다. 재산세 세율도 크게 낮아진다.

케이스톤은 최근 수도권 대중제 골프장 가치가 크게 뛰자 자금회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매각가로 1300억원 이상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최근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의 블루버드CC 인수가는 약 136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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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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