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영화 관객은 지난해보다 1000만명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억원 이상 투자한 대작들이 흥행에 참패한 여파가 컸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1∼10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8881만1917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9884만4969명보다 1003만3052명이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같은 기간 외국영화 관객 수는 9402만4200명으로 작년보다 868만6996명 늘었다. 이로써 한국영화 점유율은 48.7%로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총제작비 260억원이 투입된 ‘군함도’는 659만명을 불러모아 손익분기점인 700만명에 미치지 못했다. 100억원이 들어간 ‘조작된 도시’는 251만명으로 손익분기점인 300만명을 밑돌았다. 115억원을 쏟아부은 ‘리얼’은 47만명, 110억원이 들어간 ‘대립군’은 84만명을 각각 동원했다. 총 제작비 170억원을 투입한 ‘남한산성’은 384만명으로 손익분기점 500만명에 못 미쳤다. 각각 90억원을 들인 ‘임금님의 사건수첩’(163만명)과 ‘특별시민’(136만명) 도 흥행에서 쓴맛을 봤다.
지난해까지 대작들의 성공 확률이 높았지만, 올해에는 완성도가 부족한 대작들은 참패한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그나마 1200만여명을 기록한 ‘택시운전사’를 비롯해 중급 규모의 영화들이 시장을 지탱했다. ‘청년경찰’은 565만명, ‘범죄도시’는 644만명을 기록 중이다. 두 작품은 각각 70억원이 투입됐다. 제작비 40억∼60억원 규모인 ‘박열’(236만명)과 ‘살인자의 기억법’(260만명) ,‘아이 캔 스피크’ (327만명), 그리고 75억원이 들어간 ‘보안관’(258만명) 등도 흥행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작품에는 대부분 웃음 코드를 지니고 있다.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서 관객들은 편안하게 웃으면서 위로를 받고 싶어했다는 분석이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