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10명 중 4명이 하루 6시간도 못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자율학습이나 0교시 등 학업 부담으로 학생들이 '잠 잘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6년도 학생 건강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전국 765개 표본학교 학생 8만288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9월 식생활·수면·개인위생·음주·흡연 등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것이다.
수면 시간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6시간 이내 수면하는 청소년 비율은 초등학생이 3.0%였지만 중학교로 올라가면 12.0%로 높아졌다. 고교생의 경우 무려 43.9%가 하루 6시간도 못 잔다고 답했다.
시·도별로 보면 하루 6시간 이내로 자는 고교생 비율은 대전지역이 61.6%(남학생 59.6%·여학생 63.7%)로 가장 높았다. 경북지역이 50.4%로 뒤를 이었고, 부산(49.2%)과 서울(48.9%)·제주(48.5%) 순이었다.
특히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수면시간이 적었다. 남고생은 6시간 이내 수면 비율이 35.6%인 반면 여고생은 52.9%에 달했다. 인천 지역의 경우 여고생은 49.2%가, 남고생은 20.9%가 6시간 이내로 잔다고 밝혔다. 여학생과 남학생간 비율 차이가 28.3%p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수면시간이 적은 경우는 제주지역이 유일했다. 6시간 이내로 자는 남학생의 비율(48.9%)이 여학생(48.1%)보다 소폭(0.7%p)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근본 원인으로 '학업 부담'을 들었다. 청소년기에 잠이 부족하면 성장·발달과 건강은 물론, 학업 성적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욱 의원은 "학업과 입시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고교생의 절반가량이 6시간도 못 자는 것이 안타깝다"며 "학업 능력만큼 중요한 것은 건강이므로, 자정까지 하는 무리한 야간자율학습이나 0교시 의무 운영 등은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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