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외 가격 조정 등 '득보다 실' 많아
LG, 판세 바꿀 계기 될수도…품질·가격경쟁력 있어
[ 이진욱 기자 ]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센 가운데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강하게 반대하는 반면 LG전자는 큰 이견 없이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유통을 완전히 분리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진 이동통신사가 제조사로부터 물량을 받아 대리점에서 판매했지만, 완전자급제 도입시 단말기는 제조사가, 통신 서비스는 이통사가 판매하게 된다. 이 경우 기존 통신시장의 유통구조가 바뀌게 된다. 그만큼 이동통신사 뿐만 아니라 단말기 제조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입장차가 양사의 각기 다른 상황에 기인한다고 입을 모은다. 압도적인 점유율의 삼성전자는 현재의 유통구조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싶은 반면, 따라가는 입장인 LG전자는 판을 뒤집을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가격 책정이 혼란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가격을 내리면 해외에서도 가격조정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통망을 자체적으로 꾸려나가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진해 삼성전자 한국총괄 모바일영업팀장은 지난달 갤럭시노트8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완전자급제 도입에 대해 "유통 종사자 고통이 커지고 고용 문제도 발생해 유통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완전자급제에 대해 '나쁘지는 않다'는 다소 모호한 태도다. 명확한 주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결정되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최상규 LG전자 국내영업총괄 사장은 지난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완전자급제와 관련해 정부와 통신사의 협의대로 따라가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우리는 품질 좋고 저렴한 폰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면 되기 때문에 큰 이견이 없다”며 “어떤 방법이 유리하다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큰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시행을 안해봤기 때문에 확정이 되면 검토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완전자급제가 LG전자에게 나쁠게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LG전자가 완전자급제를 발판 삼아 침체된 MC(모바일)사업본부를 일으켜 세울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롯이 단말기의 품질과 가격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어 LG전자로선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품질면에서 삼성전자에게 밀리지 않은데다가 가격면에선 오히려 낫다"며 "오로지 기기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어 LG전자로선 완전자급제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완전자급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다. 현재 김성태 의원과 박홍근 의원이 완전자급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이며, 김성수 의원과 신경민 의원(민주당)도 관련 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완전자급제 법안은 각 당에서 당론으로 채택된 것도 아닌데다 아직 공론화 단계도 거치지 않은 만큼 실제 입법이 된다 해도 상당 기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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