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상생하고 취약계층 포용하고… 은행들 '착한 금융사' 이미지 선점 경쟁

입력 2017-10-01 15:35
'브랜드 인지도 높여라'

농협·기업은행, 슬로건 바꿔
이자놀이로 수익 챙기는 금융사 이미지 탈피 전략


[ 안상미 기자 ] ‘따뜻한 금융, 동반자 금융, 행복한 금융, 더 큰 금융….’

주요 금융그룹 및 은행들의 ‘슬로건 전쟁’이 치열하다. ‘이자놀이’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소비자들에게 상생·동행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다. 금융사들의 슬로건에서 경영전략과 영업방향도 엿볼 수 있다. 일각에선 금융사들이 ‘이미지 메이킹’에 공을 들이는 데 비해 각인 효과가 별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하나·기업은행은 ‘상생’

주요 금융지주, 은행 슬로건에는 ‘상생’을 강조하는 것들이 많다. 취약계층, 중소기업을 위하는 금융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이 선발 주자다. 신한금융은 2011년부터 ‘따뜻한 금융’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한동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취지에서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란 슬로건을 발표했다.

수장이 바뀌면 새 경영비전을 내놓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 3월 취임한 조용병 회장은 전임 회장의 취지를 이어 ‘따뜻한 금융’을 고수 중이다. 대신 매년 하위 슬로건만 바꿔 사용한다. 올해 제시한 신한금융지주의 경영 슬로건은 ‘선(先), 신한’이다.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앞서가자는 의미가 담겼다.

7년 넘게 같은 슬로건을 내세운 덕분에 신한금융의 브랜드 인지도는 다른 금융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기업은행도 올해 ‘IBK동반자금융’이란 상생의 뜻을 담은 슬로건을 새로 정했다. 지난 8월 창립기념식에서 김도진 행장은 “단순히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애로사항을 능동적으로 지원하는 ‘성장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상생에 초점을 맞춘 ‘행복한 금융’이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2015년부터 그룹 이미지 및 각종 광고, 마케팅에 이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다.

새 정부 철학 맞춤형 슬로건

KB금융은 2015년부터 ‘평생 금융 파트너’란 표현을 쓰고 있다. 2014년 윤종규 회장이 취임한 뒤 만든 슬로건이다. 이전에는 ‘국민을 먼저 생각합니다’란 표현을 썼으나 인지도가 낮다는 판단에 따라 슬로건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KB증권은 ‘국민의 평생 투자 파트너’, KB손해보험은 ‘국민의 평생 희망 파트너’ 등으로 계열사 간 브랜드 이미지를 통일했다. 새 슬로건 사용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KB금융의 내부 평가다. 은행 증권 등 금융을 통해 고객이 자산을 관리하고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잘 전달했다는 반응이다.

농협금융의 슬로건은 ‘금융의 모든 순간’이다. 지난해 1월 내놨다. 여전히 ‘농촌금융’이란 인식이 강하다는 판단에 따라 매 순간, 금융이 필요한 어디서나 함께하는 ‘금융전문가 그룹’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정했다.

우리은행은 2014년부터 4년째 ‘강한 은행’이란 슬로건을 사용 중이다. 이광구 행장이 취임 직후 내놓은 것으로 과거 ‘반(半)국책은행’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고,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 되자는 뜻을 담았다. 우리은행은 최근 ‘강한 은행’의 하위 개념으로 ‘더 큰 금융’이란 슬로건도 내놨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화두인 포용적 금융, 생산적 금융 등을 실천할 새로운 금융모델을 선보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3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