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18~22일) 국내 증시는 '눈치보기 장세'를 보이다 주후반부터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오는 21일(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회의(FOMC) 이후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제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Fed의 '친절한(비둘기파) 통화정책'이 다시 한번 확인되면 코스피(KOSPI)지수는 이달 말까지 꾸준히 상승, 전고점(2453.17, 7월25일) 돌파에도 나설 수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뛰어올라 한 달여 만에 2380선을 회복(종가 기준)했다. 주식시장이 이제 지정학적 위험보다 경기 흐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북한 리스크'는 항상 주시해야 하는 증시 변수이지만, 북한이 더 이상 도발의 수위를 높이기 어렵다는 면에서 정점 국면을 지난 것 같다"며 "경제 변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인데 통화정책과 같은 금융정책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9월 FOMC의 발표가 이번 주 증시의 방향을 이끌 중요한 이벤트로 여겨지고 있는 이유다. FOMC의 초점은 기준금리 인상 여부보다 Fed의 보유자산(4조5000억달러) 축소 로드맵(세부계획)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채권분석 담당 연구원은 "하반기 FOMC 중 9월 보유자산 축소 발표와 12월 추가 금리 인상 조합은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인다"면서 "Fed는 지난 6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월간 국채 60억달러·MBS 40억달러 재투자 중단 등)을 제시했는데 이번엔 9월 보유자산 축소에 관한 시기 등 세부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남은 주요 쟁점은 언제부터 시행될 것인지, 몇 년 동안 진행할 것인지, 최종 보유자산 목표 수준 등"이라며 "다만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인 임금 상승이 여전히 미약하고, 물가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세제 개혁안과 2018년 예산안 갈등, 옐런 Fed 의장의 연임 여부 등이 미지수라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자금 유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세부계획이 나오기 어렵다는 설명. Fed가 비둘기파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될 경우 증시는 이를 '주가 호재'로 받아들일 것이란 얘기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Fed의 경기신뢰 지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라는 두 가지 면에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전형적인 불마켓(강세장)의 속성과 Fed의 친절함이 결합되면 국내 증시도 주후반께 강세로 돌아서 이달 말까지 상승 분위기를 나타낼 것"으로 판단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3분기(7~9월) 실적 시즌을 염두에 둔 매매전략을 세워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시황 담당 연구원은 "앞으로 3분기 호(好)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흐름이 양호할 것"이라며 "자동차와 유틸리티를 제외한 정보기술(IT) 등 대부분 업종에서 예상 실적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IT 업종의 경우 장기적인 실적 안정성이 확보돼 있고, 은행 업종은 경기 전망보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상황"이라며 "이들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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